허명섭 서울신대 외래교수 “한국교회, 대한민국 건국 주역”

입력 2015-04-03 02:35

허명섭(사진) 서울신대 외래교수는 경기도 부천 서울신대(유석성 총장)에서 1일 개최된 ‘제19회 영익기념강좌’에서 “건국 당시의 종교 세력을 살펴볼 때 건국의 주역은 한국교회였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해방 70주년과 한국기독교’라는 주제로 열린 강좌에서 “한국교회는 광복 이후 이념적 유대, 자원 동원 역량, 변화 적응력, 국제 감각 등에서 탁월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건국의 이념적 기초를 제공하고 자유민주주의 도입에 앞장섰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해방 후 한국교회의 역할과 활약상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교회는 현실정치에 적극 뛰어들면서 정치·사회단체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조선기독교청년동맹’ ‘기독신민회’ 등 교회 재건과 국가 건설을 위한 기독교 사회단체들을 조직했다.

우파의 최대 결집체인 ‘한국민주당’에 참여해 민주·보수적 세력을 주도했고, 1945년 11월 27∼30일에 열린 ‘조선기독교 남부대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국가건설 운동에 나섰다.

1946년부터는 미국과 소련의 신탁통치를 지지하는 ‘찬탁’을 민족의 배신행위로 규정하고 반탁운동을 전개했으며, 유엔 총회의 결의에 따라 시행된 총선거에도 적극 참여했다.

허 교수는 “당시 개신교인이 한국인의 0.52%(약 10만명)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건국운동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고 인적 자원이 풍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회는 공산주의에 대한 반대입장도 분명히 했다. 천주교와 대종교도 공산주의에 반대했지만 인적 자원이나 국제 감각이 부족했고, 불교와 유교, 천도교에는 전문적 훈련을 통해 이론과 논리로 무장한 좌파세력이 있었다.

허 교수는 “자유민주주의, 반공, 사유재산권 보장, 종교의 자유 등 대한민국 건국의 성격을 고려할 때 기독교는 다른 종교에 비해 매우 특별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영익기념강좌는 서울신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의 설립기금을 기증한 고 김영익 집사를 기념해 1997년부터 매년 봄에 열리고 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