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꽉 막힌 벽에 갇힌 것 같습니다.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김석배(58·약대중앙교회) 집사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느껴졌다. 기독교 절기상 고난주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고난의 의미를 누구보다 깊이 체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아내 박명남(58·약대중앙교회) 권사는 40개월째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 있다. 2011년 말 갑자기 의식을 잃은 뒤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열 군데 넘는 병원을 전전했지만 원인과 병명을 찾지 못했다. 무산소성 뇌손상과 강직성 사지마비 증세로 경기도 부천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다. 김 집사는 2일 “아내의 몸이 심하게 굳고 있고, 최근 들어서는 손끝부터 조금씩 신경이 죽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비 마련을 위한 그의 노력은 눈물겹다. 양가 가족과 친지, 교회, 지인들에 이르기까지 손을 벌리지 않은 곳이 없다. 살던 집까지 처분하고 아들의 결혼 비용까지 병원비로 보탰지만 병세는 차도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3년 넘게 병간호를 도맡아온 자신도 환자가 됐다. 당뇨와 고혈압, 우울증까지 겹쳤다. 병원 옆 고시원에서 먹고 자는 그는 숙박비 수개월 치가 밀리면서 급기야 1일 퇴거 통보를 받았다.
김 집사 부부는 10년 전쯤 베트남에 교회(로오교회)를 신축·봉헌한 ‘믿음의 가정’이기도 하다. 박 권사가 김밥 가게에서 일하며 차곡차곡 모은 돈 1000만원을 복음 전파를 위해 내놓은 것이다. 삶의 벼랑 끝에 서 있지만 김 집사는 매일 아침마다 예수님의 중풍병자 치유 이야기가 담긴 마태복음 9장을 아내 옆에서 소리 내어 읽어 준다. 기적을 믿기 때문이다.(후원계좌·새마을금고 9002-1600-9551-8 김석배)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식물인간 아내 이젠 몸까지 굳어져 가고 남편도 병 얻어… 믿음의 부부 ‘벼랑 끝’
입력 2015-04-03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