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믿고 활력 찾는 병사들 보면 보람” 국군춘천병원 새소망교회 유지영 목사·조일님 사모

입력 2015-04-02 02:04
유지영 목사(오른쪽)와 조일님 사모가 1일 국군춘천병원 새소망교회 예배실에서 군 선교의 상황과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새소망교회 제공

“군은 한때 ‘선교의 황금어장’이라고 불렸지만 이젠 안타깝게도 병사들을 전도하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종교간 포교경쟁이 심화되고 군 인권 강화와 종교 활동의 자율화 등으로 군 선교 환경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타종교에 비해 기독교만이 갖고 있는 장점이 있다면, 그것은 대대급 부대까지 교회와 700여명의 민간 성직자가 있다는 것입니다.”

국군춘천병원 새소망교회에서 민간 성직자로 사역하고 있는 유지영(55) 목사는 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군 선교사로서 참으로 민망하다”며 군 선교의 어려움 등을 이같이 밝혔다.

유 목사는 침례신학대와 침신대 대학원, 미국 사우스웨스턴신학교 등에서 수학하고 서울과 대전 등에서 15년간 민간교회를 담당했다. 2003년 간호장교인 아내 조일님(49) 사모가 국군춘천병원 간호과장으로 부임해 기도하던 중 병원 내 교회에 군종장교가 없어 예배를 드리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2005년 담임목사를 맡게 됐다. 바울처럼 순회전도자의 삶을 살게 됐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이곳 목회는 녹록지 않았다. 군 목회는 교회가 군 시설 안에 있고 목회대상이 군인이기 때문에 행정 등에 제약이 많았다. 목사의 소신대로만 할 수 없는 특수한 환경이었다. 군인교회의 특성상 교인의 유동성이 심해 만나고 헤어짐이 반복됐다. 혼자 예배와 사역을 감당해야 할 때는 홀로 광야에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군 병원 선교는 더 어려웠다. 질병과 사고로 입원한 병사들은 육신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으로도 힘들어했다. 혼자 감당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는 “군 목회를 하면서 목사는 하나님의 종이고 성도를 섬기는 직책이라는 정체성을 새삼 깨닫게 됐다”며 “목회자로서 훈련 받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보람도 적지 않았다. 그는 “군대에서 여러 문제로 좌절했다가 예수 믿고 구원 받아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활력을 찾는 병사들을 볼 때 군 목회를 하는 보람이 있다”고 간증했다. 얼마 전엔 불치병에 걸린 병사가 자살을 결심했다가 상담과 기도로 회복돼 다시 열심히 살기로 마음을 돌이켰다. 여자친구와 헤어져 심한 우울증에 걸렸던 병사도 복음의 능력으로 치유를 받고 지금은 제대 후 건강하게 직장생활을 잘하고 있으며 시간 날 때마다 교회에 간다고 전해왔다. 우여곡절 끝에 군 생활을 마친 그룹 마이티마우스의 멤버 상추도 그가 정성껏 돌봤던 병사 중 한 명이다.

그는 군 사고 예방과 군 선교 활성화를 위해 군종활동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이 살아야 교회가 살고 나라가 산다’는 말이 있다”며 “병사들이 구원받고 변화돼 가정으로 돌아가면 그 가정과 사회와 국가가 건강해질 것이다. 이것이 제 소망”이라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