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유출돼 시애틀미술관에 소장됐던 조선 왕실의 도장 ‘덕종어보(德宗御寶)’가 우리 품으로 돌아왔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시애틀미술관 키멀리 로샤흐 관장에게 덕종어보를 넘겨받았다. 로샤흐 관장은 “지난해 반환 요청을 받고 우리 미술관 직원들과 이사회, 그리고 기증자 측과 논의한 결과 만장일치로 한국에 돌려주기로 했다”면서 “오늘 그렇게 할 수 있어서 기쁘고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963년 시애틀미술관에 어보를 기증한 고(故) 토머스 스팀슨 여사의 외손자도 반환식에 참석했다.
어보는 조선 왕실에서 국왕이나 왕비 등의 존호(尊號·덕을 기리기는 칭호)를 올릴 때 의례용으로 제작한 도장으로 종묘에서 신성하게 관리됐던 문화유산이다. 덕종어보는 조선 제9대 임금 성종이 세자 시절에 요절한 아버지 덕종을 기려 1471년 온문의경왕(溫文懿敬王)이라는 존호를 올리면서 제작했다.
문화재청과 시애틀미술관은 지난해 11월 반환에 합의했다. 덕종어보가 처음 미국으로 건너간 경위나 시기는 파악되지 않는다. 나 청장은 “이번 덕종어보 반환은 소장기관과의 협상을 통해 우호적으로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일본 유럽 등과 문화재 반환 협상에서 훌륭한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美 유출 '덕종어보' 고국 품에 안기다
입력 2015-04-02 0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