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쉽지 않은 실내악축제를 10년간 끌어왔다는 것 자체가 성과 아닐까요?”
매년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2주 정도 열리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첫해부터 예술감독으로 축제를 이끌고 있는 강동석(61·사진) 연세대 교수는 1일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도 좋은 실내악축제가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10년을 이어오면서 음악적 수준도 높아지고 마니아층도 꽤 생긴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2003∼2004년 서울에서 열린 ‘뮤직 알프 페스티벌’에 뿌리를 두고 있다. 피아니스트 파스칼 드부아용과 함께 프랑스 쿠쉐빌에서 개최되는 ‘뮤직 알프 페스티벌’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강 교수는 한국에 실내악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이 페스티벌을 소개했다. 당시 축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서울문화재단이 서울의 문화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고 시민들에게 클래식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지원을 결정하면서 2006년 지금의 축제로 출발했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대중에게 잘 알려진 명곡은 물론 국내에서는 자주 연주되지 않은 숨은 명곡을 발굴해 주목받았다. 지난해까지 아홉 번 축제에서 연주한 곡만 550곡에 이른다. 강 교수는 “일반 대중에게 실내악에 대한 편견을 깨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자평한다”며 “축제에 참여한 외국 연주자들도 한국에 수준 높은 축제가 있다는 것을 놀랍게 여기고 다시 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재정 문제는 늘 고민거리다. 서울문화재단을 비롯해 공공기관 지원으로 근근이 꾸려왔지만 지원 규모가 점점 줄어든 데다 후원사를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실내악을 사랑하는 연주자들이 자원봉사 수준으로 참여해준 덕분에 턱없이 적은 예산으로 축제를 알차게 꾸밀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재정 문제를 해결해야만 더 나아갈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10 텐(Ten)’이다. 지금까지 공연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과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하이라이트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음악축제 통해 실내악 편견 깨 큰 보람”… 10년째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이끄는 강동석 예술감독
입력 2015-04-02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