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연봉1위 신한·씨티, 국책銀 앞에선 “기 죽어!”

입력 2015-04-02 02:42

연봉 높은 은행권 중에서도 국책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이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연봉은 남성의 반 토막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은행권의 ‘유리천장’이 여전히 뚫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1일 각 사가 공시한 사업보고서 및 알리오 등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씨티은행 직원 평균 연봉은 각각 8400만원으로 은행권 1위를 차지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해 예산 기준 8707만원, 수출입은행은 8986만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2013년 평균 연봉이 9583만원이었고, 지난해 수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예산에서 인건비가 2% 오른 점을 감안하면 연봉 인상폭도 그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이 가장 연봉이 많은 것은 최근 수년 동안의 호성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씨티은행은 전년 대비 순이익이 47%나 줄어들었지만 연봉은 오히려 많아져 눈길을 끌었다. 이어 3위는 KB국민은행(8200만원)이었고, 외환은행이 8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외환은행은 2013년(8920만원) 2012년(9090만원)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금액과 순위에서 대폭 밀려났다.

시중은행은 남녀 직원의 연봉 격차가 배 가까이 벌어져 있어 눈길을 끈다. 남성 직원들의 평균임금만 놓고 보면 외환은행이 1억500만원으로 가장 높았는데 여직원은 5600만원에 그쳤다. 이 밖에 신한·KB·하나·씨티은행이 남성 직원 평균임금이 1억원을 웃돌았다. 우리(9500만원) 한국SC(9900만원)도 남성 직원 연봉이 1억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여직원 연봉이 가장 높은 씨티은행(6400만원)을 제외하고는 모든 시중은행의 여직원 평균 연봉은 5000만원대를 기록했다.

◇퇴직금 1위는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지난해 은행권엔 최고경영자(CEO) 변동이 많았다. 퇴직한 은행장 중 가장 관심이 쏠렸던 사람은 현재 은행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이다. 2001년 한미은행장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4년간 은행장을 맡아 퇴직금이 2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쏟아졌다. 실제 퇴직금은 46억2100만원에 그쳤지만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은 2억6700만원, 지난해 11월 퇴직한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은 6100만원을 받았다.

지주회장과 은행장이 갈등을 빚으며 두 수장 모두 바뀐 KB의 경우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은 1년2개월을 근무하고 3900만원을 받았다. 자진 사퇴를 거부하다 이사회 의결로 지난해 9월 해임된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의 퇴직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KB금융 관계자는 “퇴직금 지급 결정 시기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다”며 “새 이사회가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논란 끝에 회사를 떠난 만큼 퇴직금 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장 연봉은 외국계인 SC와 씨티가 높았다. SC은행 리처드 힐 전 행장은 지난해 27억1900만원을 받았다. 하 전 행장은 보수로 71억6300만원을 수령해 퇴직금을 빼면 급여는 25억4200만원이다. 토종은행 중에는 신한은행의 보수가 가장 많다. 서 전 행장 연봉은 12억1000만원이었지만 이와 별도로 지급된 2010∼2012년 장기 성과급 21억100만원을 합하면 지난해 지급된 총보수는 33억원을 넘는다. 이어 이순우 전 행장은 10억9500만원, 하나은행 김종준 행장은 9억3200만원을 받았다.

박은애 선정수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