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은 음식을 배달시켜 먹으려는 소비자가 가맹점과 직접 통화하지 않고 휴대전화 앱으로 음식점을 찾고 주문하며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배달앱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문의 편리성일 것이다. 이런 이유로 배달앱 시장은 2013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조원 규모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2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속속 배달앱에 가입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앱 업체들은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맛집을 홍보해줘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윈윈토록하겠다는 창업 목표를 내걸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정보의 길목을 틀어쥐고 자영업자들로부터 높은 수수료를 챙기는 행태를 서슴지 않았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배달이오, 배달114, 메뉴박스, 배달365 등 7개 배달앱 서비스 업체의 소비환경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시장점유율 상위 3개 배달앱의 가맹점 수수료를 보면 요기요는 음식 가격의 12.5%, 배달의민족은 5.5∼9%, 배달통은 2.5%였다. 예컨대 1만원짜리 음식을 팔면 배달앱 측이 최대 1300원가량을 떼고 나머지를 음식점이 가져가는 구조다. 특히 배달의민족과 배달통은 앱 화면 상단에 ‘맛집’을 노출시키는 조건으로 매달 3만∼5만원의 광고비까지 챙겼다. 그럼에도 음식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앱을 이용했다. 당연히 음식점 주인이 손해 보는 부분만큼 음식의 질과 서비스는 떨어지고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었다.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 것이다. 창업 IT 기업이 가져온 어두운 그늘인 셈이다.
IT기업은 높은 부가가치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각광받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의 주력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이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야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참신한 창업자도 생겨날 수 있다. 정부가 IT기업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배달앱 업체처럼 동네상권을 죽이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디지털 갑질’은 곤란하다. IT기업이 상생하는 모습을 보일 때 우리 경제의 버팀목으로 우뚝 서고 질 높은 일자리 창출도 가능해질 것이다.
[사설] 배달앱의 ‘갑’질에서 보는 창업 IT기업의 그늘
입력 2015-04-02 0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