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청명절(淸明節·4월 5일)을 맞아 ‘대리 성묘’가 인기를 끌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청명절에는 조상의 묘를 돌보는 풍습이 있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는 중국인들이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맞춤 대리 성묘 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다. 허난성 헝양의 한 판매인은 1일 신화통신에 “묘 앞에서 울어주는 서비스는 3분에 100위안(약 1만8000원)”이라며 “워낙 요청이 많아 전문 직원이 따로 있다”고 소개했다. 최소 10명이 울어주는 단체 서비스는 1명당 90위안으로 최소 5일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대리 성묘’를 검색하면 200위안에서 2000위안까지 다양한 상품을 찾을 수 있다. 울어주는 서비스 외에 묘 주변 청소, 제물·꽃 제공 등도 포함돼 있다. 대신 절을 해주는 것은 무료다.
대리 성묘에 걸리는 시간은 30분 내외로 확인을 위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의뢰인에게 전송해 준다. 고객이 원할 경우 휴대전화를 묘 앞에 놓고 ‘조상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일부 업체의 경우 영수증까지 발급한다.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일하거나 청명절 휴일에 시간을 내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대리 성묘는 훌륭한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전통 문화에 대한 모욕’이라며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중국민속협회 회원인 스리쉐는 “청명절 성묘는 조상들에 대한 후손들의 존중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시간”이라며 “바쁘다는 이유로 대리 성묘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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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화제] 中 ‘대리 성묘’ 성행 “1만8000원에 3분간 울어드립니다”
입력 2015-04-02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