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 기업銀 다음 시즌도 GO∼ GO∼

입력 2015-04-02 02:29
창단 4년. 최근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우승 각각 두 차례. 지난 31일 도로공사를 꺾고 여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IBK기업은행의 성적표다. 전문가들은 여자프로배구에서 당분간 기업은행을 꺾을 팀이 없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전성시대가 한동안 지속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이 가능한 것은 기업은행에 박정아(22) 김희진(24)이라는 토종 듀오가 건재하기 때문이다. 4년 전 창단 멤버로 기업은행의 일원이 됐을 때 이들은 신생팀에 속했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어리게만 보였다. 하지만 국가대표로 런던올림픽과 그랑프리 대회, 월드컵에 출전하고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하면서 둘의 기량은 절정에 달했다.

이번 시즌 이들은 미국 국가대표 출신 데스티니와 함께 공격 전방에 포진, 외국인 선수에게 주로 의존한 타 팀들을 압도했다. 승부를 가른 챔프전 3차전에서 데스티니 26점, 박정아 16점, 김희진이 15점을 올리며 득점의 황금 분할을 완성했다. 레프트 박정아의 오픈공격, 센터 김희진의 이동공격, 데스티니의 후위공격이 번갈아 터지면서 가장 수비력이 좋다는 도로공사도 속수무책이었다. 챔프전 3경기에서 기업은행은 단 1세트만 내줬다.

평소 칭찬에 인색하던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도 우승이 확정된 후 “김희진과 박정아는 이제 급이 다른 선수가 됐다”고 처음으로 제자들을 인정했다.

공격삼각편대로 불리는 이들은 정규리그 공격점유율에서 데스티니 40.2%, 김희진 24.1%, 박정아 22.8%를 과시하며 타 팀 감독들을 부럽게 만들었다. 데스티니의 점유율은 시즌 중간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GS칼텍스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다.

여자부 외국인 선수 선발 방식이 바뀌어 박정아, 김희진이 건재한 기업은행은 다음 시즌에도 여전히 우승후보로 꼽힌다. 지금까지는 전 세계 선수들을 대상으로 자유경쟁으로 뽑았지만 올해는 미국 국적의 21∼25세 대졸 예정자 및 해외리그 3년 이하 선수 가운데 공개선발제로 변경, 과거보다 수준이 낮은 선수가 국내리그에서 뛸 공산이 커졌다. 따라서 국내 선수 비중이 높아져 기업은행이 더욱 유리해졌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