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는 울산 모비스와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2연패를 당했다. 낭떠러지에 내몰린 동부에게 ‘기둥’ 김주성(36)의 부활이 절실하다.
김주성은 동부의 지주다. 2002년 동부의 전신인 TG 삼보에서 데뷔해 13년을 한 팀에서 뛰었다. 당시 삼보에 있던 허재 전 KCC 감독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주성이 뽑히자 만세를 불렀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 기대만큼 김주성은 빠른 스피드, 정확한 미들슛 능력을 골고루 갖추며 동부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그는 챔피언 반지도 세 개나 끼고 있다. 올 시즌에도 동부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인데다 인천 전자랜드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면서 체력이 고갈됐기 때문이다.
실제 김주성은 지난 31일 모비스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17분45초를 뛰는 동안 4득점, 2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2쿼터에 상대와의 충돌로 다리 통증을 호소하고 후반을 아예 걸렀다. 전반을 43-35로 앞선 채 마친 동부는 김주성이 나오지 못한 3쿼터가 시작되자마자 소나기슛을 맞고 65대 83으로 대패를 당했다. 한국 농구의 스타 김주성의 모습을 보며 적장까지도 안쓰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마음은 하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챔피언결정전 3, 4차전이 동부의 홈인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원주에는 열광적인 응원을 하는 팬들이 있다. 질식수비와 높이를 자랑하는 ‘동부산성’에서 기동력과 투지를 갖춘 김주성의 역할은 거의 절대적이었다. 동부의 반격 수위는 김주성이 홈의 기운을 받아 얼마나 회복할지에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동부 김영만 감독은 1일 “김주성이 정규리그 때보다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몸 상태와 출전 방향을 놓고 면담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동부 “부활하라! 김주성”… 홈 2연전서 승리 위해 역할 절실
입력 2015-04-02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