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협상 더 없다 6자회담 요청와도 불응”

입력 2015-04-02 02:13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소속 관리가 비핵화를 전제로 한 어떤 협상에도 북한은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일 보도했다.

이 관리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먼저 핵무기를 내려놓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미국과 이란 간 ‘핵무기 개발 중단’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음에도 북한은 기존 핵무기 보유 노선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과의 ‘포괄적’ 핵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 관리는 또 “비핵화는 더 이상 협상의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며 “북한의 비핵화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된 뒤에나 고려해볼 문제”라고 했다. 이어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 요청을 받는다고 해도 북한 정부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회담이 재개될 경우 어떤 조건을 주고받을 것인지조차 생각하지 않는 것이 현재의 평양 분위기”라고도 했다.

방송은 이 관리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북·미 간 핵) 협상에 대한 기대가 없으며, 현재 진행 중인 이란 핵 협상 결과나 미국의 대북협상 추진 여부에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1994년 ‘제네바 북핵 합의’를 이끌어냈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도 “이란과의 핵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의 새로운 핵 협상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 전문 웹 사이트 ‘38노스’ 주최로 열린 워싱턴 특파원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이란 핵 협상이 타결돼도 오바마 행정부는 공화당이 이끄는 의회로부터 (핵 협상 반대 주장을) 방어하는 데 온 신경을 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과의 핵 합의를 방어하는 일과 북한과의 핵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북핵 협의차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성 김 특별대표는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르 마르굴로프 외교부 아태담당 차관 등과 만나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 김 특별대표는 지난해 12월 한국과 중국, 일본을 방문해 3국 6자회담 수석대표들과 회동한 바 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