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건국대병원 정형외과에 부임한 김진구(사진) 교수는 국내 정상급 전문 운동선수들의 스포츠 손상과 치료를 담당해온 스포츠의학 전문의다. 이에 못지않게 그는 우리나라 장년층 여성에서 특히 많이 발견되는 무릎연골 손상의 예방과 치료에도 열정적이어서 매년 1000예가 넘는 무릎 관절 수술을 해오고 있다.
김진구 교수가 말하는 스포츠의학은 발생 가능한 외상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외상 발생 시 빠른 회복을 돕는 학문이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발전해 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스포츠의학센터가 자리를 잡고 있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김 교수는 “실력 있는 의사가 없어서라기보다 서양에 비해 운동이 생활화되지 않은 탓이 크다”고 그 이유를 말한다.
건국대병원에서 그의 일차 목표는 3년 안에 스포츠의학 전문센터를 건립하는 것이다. 국제적 스포츠계에서 아시아권 선수들의 기량이 발전하면서 급성장이 예상되는 스포츠의학에 대한 수요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김 교수는 “스포츠의학은 재활의학과, 물리치료과, 체육학과, 운동생리학, 기계공학 등 대학에 소속된 여러 학과들이 모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스포츠의학에 대한 공동연구와 여러 진료과가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 협진이 가능한 서울 소재 대학으로는 건국대병원이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스포츠의학에서는 끊어지고 다친 사람에 대한 진료와 수술도 중요하지만 치료 이후의 재활과 스포츠손상의 예방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각 운동의 동작과 이때 가해지는 힘의 방향을 분석하고 이에 따라 운동습관을 교정하면 부상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재활에 있어서도 김 교수는 “부상으로 인한 통증이 사라지면 치료와 재활이 끝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관절의 각도, 전달되는 근육의 힘 등을 모두 계량화해 회복의 정도를 정확히 판단해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명한 운동선수를 많이 진료하고 있지만, 그가 진료하는 환자의 절반은 50∼60대 어머니 세대다. 김진구 교수는 우리나라 중년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반월상 연골후각부위의 방사형 파열에 대해 인공관절 수술 대신 연골을 봉합해 자기 관절을 보존하는 시술법을 택한다. 김 교수는 “바닥 생활을 하는 아시아문화의 특성상 쪼그려 앉는 자세나 아빠다리는 연골이 짓이겨 찢어질 위험이 높다. 여성이 두 다리를 옆으로 모으고 앉는 자세는 이런 위험을 더 높인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흔한 병인데, 상대적으로 발병률이 낮은 미국의 치료법을 따라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한 이유를 말했다.
연골을 봉합하는 시술법이 처음부터 환영받았던 건 아니다. 연골 봉합술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가 있었지만 수술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하고 수술방법을 개발해 나가면서 이제는 연골보존수술법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김 교수는 파열된 연골을 봉합해 치료에 성공하더라도 수술 후 바닥 생활과 관절에 무리는 주는 자세를 취하면 다시 찢어지기 마련이므로 생활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자신을 스포츠의학을 연구하는 의과학자이자 무릎 관절을 보는 전문의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하루 빨리 건국대병원에서 스포츠손상에 대한 다학제 연구와 진료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최고의 스포츠의학센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무릎관절에 대한 진료와 연구 역시 조금도 소홀히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수 기자 juny@kukimedia.co.kr
김진구 건국대병원 교수 “3년내 스포츠의학센터 세워야죠”
입력 2015-04-06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