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수능 기본계획] 당국 “작년과 비슷”-입시업체들 “난이도 상승”

입력 2015-04-01 02:09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31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오류 개선방안과 2016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한 뒤 고3 교실에서는 올해 수능 난이도와 관련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출제 당국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강조하지만, 입시업체들은 “난이도가 올라갈 것”이라며 엇갈린 관측을 내놓고 있다.

◇수험생,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하나=이날 브리핑에서 교육부 차관, 평가원 원장 직무대리, 평가원 수능본부장, 교육부 대입제도과장 등은 올해 수능 난이도와 관련해 모두 ‘함구’했다. 이들은 수능 난이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올해 수능은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풀 수 있도록 하겠다”며 원칙론을 반복했다. 예년처럼 ‘쉬운 수능’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지난해처럼 만점자가 많이 나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입을 닫았다.

교육부가 민감한 수능 난이도와 관련해서는 ‘모호성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출제 당국이 입을 다물자 입시업체들은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입시업체들은 대체적으로 두 가지 방향으로 난이도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나는 교육 당국의 예고대로 국·영·수는 쉽게 출제되지만 탐구 영역에서 변별력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기조를 유지한다”고 유례없이 강한 어조로 얘기하고 있고, 지난해에도 탐구 영역의 대입 영향력이 컸다는 점을 고려한 예측이다. 주목도가 높은 국·영·수에서 수험생들의 뒤통수를 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탐구 영역의 공부량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해 수능에서 과학탐구는 만점자 비율이 0.68%(물리Ⅰ), 0.21%(생명과학Ⅱ)에 그치는 등 다른 과목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지난해 탐구 영역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돼 당락을 좌우했는데 올해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적어도 수학B형은 어려워진다”=반면 어려워질 것으로 보는 쪽은 “지난해 수능은 상위권 변별력에서 재앙 수준이었다. 따라서 지난해 수준으로 쉽게 내기는 어렵다. 이번 난이도 안정화 방안은 상위권 변별력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수능에서 한 문제만 실수해도 등급이 바뀌자 ‘비교육적인 시험’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지난해에 수학B형과 영어 영역의 만점자 비율은 각각 4.3%, 3.37%에 달했다.

특히 수학B형은 고난도 문항이 1∼2개 더 출제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지난해 상위권 학생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던 과목이어서 아무리 쉽게 출제하라고 해도 출제자들이 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상위권은 주요 과목에서 변별력을 갖는 문항을 맞출 수 있도록 기초를 튼튼히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EBS 교재 비연계 30%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개선위원회는 지난 17일 시안을 발표하면서 “과도한 만점자가 나오지 않도록 변별력에 유의하겠다”며 난이도 상승을 사실상 예고했었다. 그러나 불과 며칠 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출제 기조를 이어간다”며 말을 바꿨고, 최종안에서는 변별력과 관련된 부분을 아예 삭제해버렸다.

한 입시 전문가는 “올해 수능에서 변별력이 강화되는 건 불가피해 보인다. 여론을 의식해 변별력 강화 부분만 가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3개월 동안 전문가들이 숙고해 내놓은 시안에서 변별력 강화를 들고 나온 건 교육 당국도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절대 우연이나 실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