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산업생산 증가세가 3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표상으로는 경기 회복의 훈풍이 불어오는 듯 보이지만 이번 지표엔 여러 변수가 끼어있기 때문에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통계청은 31일 ‘2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했다. 2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2.5% 증가했다. 2011년 3월 4.0%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2.6% 늘면서 두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고, 소매판매도 2.8% 증가해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현 경기수준이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이전인 지난해 1분기 수준을 회복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3개월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1분기와 같은 100.5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조기 집행, 주택시장 회복 등 정책효과에 힘입어 부진했던 건설 투자도 3개월 연속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주택·주식 등 자산시장 개선세가 지속되고 향후 저유가와 저금리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실물경제의 회복세도 점차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표만 놓고 보면 침체일로를 걷던 경기가 상당히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아직 경기회복세로 판단하기엔 이르다. 이번 지표에는 두 가지 변수가 끼어있다. 첫 번째 변수는 지난 1월 큰 감소율(-2.0%)을 기록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지난해 1월에 있던 설 명절이 올해는 2월에 있어 명절 특수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1월과 2월을 묶어서 계산해보면 산업생산은 지난해 4분기와 같은 0.1% 증가에 그쳤고, 소매판매도 0.2% 늘었다. 설비투자는 오히려 1.1% 줄었다. 국내 경기가 지난해 말의 지지부진했던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지표도 들쭉날쭉해 특정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전월 대비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9월 -0.7%, 10월 0.4%, 11월 -0.1%, 12월 1.3%, 올해 1월 -2.0%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아직 경기가 나아졌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며 “저유가와 저금리 등 긍정적인 요인이 있지만 이것이 아직 소비나 투자를 활성화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2분기 수출전망 등이 어떻게 현실화될지를 지켜봐야 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31일 국내 702개 수출업체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 조사’에서 올 2분기 EBSI가 전 분기보다 4.9포인트 오른 112.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99.9로 저점을 찍은 뒤 3분기 연속 상승세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일단 미약한 회복세는 확인이 됐다”면서 “그러나 (경기회복) 시그널이 약하기 때문에 이를 강화할 수 있는 재정·통화 정책을 지속하면서 실물경기 회복방안을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이용상 노용택 기자 sotong203@kmib.co.kr
생산·소비·판매 ‘파란불’… 경제, 봄바람 부나
입력 2015-04-01 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