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법적 분쟁 털고 화해

입력 2015-04-01 02:16
삼성과 LG가 세탁기 사건을 비롯해 모든 법적 분쟁을 중단키로 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4개사는 상호 진행 중인 모든 법적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31일 밝혔다. 양측은 또 앞으로 사업수행 과정에서 갈등과 분쟁이 생길 경우 법적 조치를 지양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기로 했다.

양사는 최근 몇 년간 세 가지 사안에서 모두 5건의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가장 최근 것은 지난해 9월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장(사장)이 삼성전자 세탁기를 파손한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유출을 두고 서로 고소를 해서 2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쉽게 화해할 것 같지 않던 양사가 전격적으로 화해의 손을 맞잡은 건 경제살리기를 위한 대승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과 LG는 화해 배경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 “엄중한 국가경제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데 힘을 모으고, 소비자들을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자는 최고경영진의 대승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사는 그동안 수차례 물밑작업을 벌이며 의견을 조율해 왔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등 오너들의 재가를 받아 일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양측이 합의를 했다고 모든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는 건 아니다. 조성진 사장의 경우 검찰은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를 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재물손괴의 경우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양측이 합의를 하더라도 재판부의 판단으로 유무죄를 가리게 된다. 다만 유죄가 되더라도 양측이 합의를 했기 때문에 양형은 대폭 줄어들 수 있다. 삼성과 LG는 조만간 변호사를 통해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