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2단계 개통 후 첫 출근일인 30일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없었다. 시민들이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출근시간대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법인 증차가 이뤄지려면 1년6개월 이상 기다려야 돼 당분간 ‘지옥철’로 운행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이날 첫차부터 9시까지 출근시간대 9호선 총 이용객이 11만8285명으로 전주 월요일보다 4132명(3.6%) 늘었다고 밝혔다. 1단계 구간(김포공항∼신논현)은 11만4153명에서 11만1635명으로 2518명(2.2%) 줄었지만 연장된 2단계 구간(신논현∼종합운동장)에서 6650명이 추가됐다.
가양역과 염창역 등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승강장에 승객들이 몰려들어 오전 8시쯤에는 혼잡도가 극에 달했다.
대체 교통수단인 무료버스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버스 이용률도 저조했다. 6시부터 9시까지 19대가 운행된 출근전용 급행버스(8663번)는 총 701명이 이용해 목표 이용객(2100명)에 미달했다. 특히 10대를 배치한 김포공항에서는 5명만 탑승했다.
그렇다면 9호선이 왜 ‘지옥철’이 됐을까. 수요 예측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예측한 2014년 하루 이용객은 24만명인데 실제 이용객은 14만명이나 많은 38만명에 달했다. 엉터리 수요에 맞춰 전동차를 발주하다보니 다른 노선에서는 1편당 6∼10량의 객차가 운행되는데 반해 9호선은 4량만 편성돼 혼잡도가 크게 높아졌다.
여기에 서울시와 기획재정부의 기싸움으로 증차 시기를 놓친 것도 문제였다. 서울시가 2012년 증차를 위해 기재부에 국비 지원을 요구했으나 기재부는 “운행 중 증차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서울시도 돈이 없다며 자체 증차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서울시와 기재부가 손을 잡고 이달 초 객차 70량을 발주했지만 내년 9월에야 20량이 먼저 투입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9호선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M버스를 투입하고 무료버스 운행 구간을 고속터미널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지하철 9호선 연장 개통 첫날 출근 대란은 면했지만…
입력 2015-03-31 0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