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과 북한을 향해 나아가는 한국교회는 늘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하는 마음을 먼저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진경(80) 옌볜·평양과학기술대 총장은 15분 남짓한 발언 사이사이에 찰스 M 쉘던(1857∼1946)의 기독교 소설 제목인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What would Jesus do?)를 끄집어냈다. 정치·외교적으로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남북 관계 속에서 한국교회의 바람직한 인도적 대북지원 원칙을 강조하며 꺼내든 문구다.
김 총장은 30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송내대로 참빛교회(김윤하 목사)에서 ㈔북아해사랑단(이사장 김윤하 목사) 주최로 열린 ‘2015 한반도 통일 국제 콘퍼런스’에서 기조 발표자로 나섰다.
김 총장은 국내외 교계와 독지가 등의 후원으로 1993년 중국 옌지에 옌볜과기대를 설립한 데 이어 2010년에는 평양과기대 설립을 주도했다. 미국 시민권자이면서 서울명예시민증과 평양명예시민증, 중국공민증을 지니고 있어 한국과 중국, 북한 지역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인사이기도 하다.
불과 며칠 전에 평양을 다녀왔다며 말문을 연 김 총장은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눅 10)’를 통해 “강도 만난 처참한 피해자가 죽어가고 있다. 죄 없는 피해자들인 북한 동족들이 예수님의 사랑을 갈구하고 있다”며 조건 없는 인도적 대북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고아와 과부를 돌보라고 하신 하나님의 절대 명령처럼 (북한 동포들을) 돌보고 살려내야 하는 성스러운 사명이 우리에게 주어졌다”면서 한국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남북 당국 간에 깊은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통일 정책이 바뀌어선 안된다”며 대북 정책의 일관성을 주문했다. 김 총장은 지난해 열린 ‘2014 통일포럼’에선 “서울과 평양에 대표부를 설치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놓았다.
기조발제에 이어 홍양호 전 개성공단관리위원장과 김석향(이화여대) 루디(베이징대) 교수 등이 ‘정치·경제·기독교계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통일전망’을 주제로 발제와 토론을 이어갔다.
콘퍼런스에 앞서 열린 예배에서 김윤하 목사는 “지금 우리는 편하게 복음을 접하고 있지만 북한의 지하교회에서는 생명을 걸고 믿음을 지키고 있다”면서 “북한을 위해 함께 기도하며 섬김의 사랑을 실천하자”고 독려했다. 북아해사랑단은 모(母)기관인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을 통해 함경남북도, 양강도, 자강도 라선시 등 209개 시설에 있는 북한 어린이 약 3만4000명에게 식량과 의류를 지원하고 있다.
글·사진=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한국교회가 통일을 엽니다] “통일,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요”… 한반도 통일 국제 콘퍼런스
입력 2015-03-31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