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어부지리’ 기대… 野연대 경계

입력 2015-03-31 02:24 수정 2015-03-31 09:38
새누리당은 정동영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자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4·29 재·보궐선거에서 약세 지역으로 분류했던 서울 관악을에서 “해볼 만해졌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서울 관악을은 1988년 13대 총선 이후 보수성향 후보가 단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어 보수 정당의 ‘무덤’이라는 표현까지 나온 선거구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호남보다 더 어렵다”는 토로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야권 표 분열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서울 관악을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졌다.

새누리당은 30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오신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총력전에 나섰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여당의 선거운동 고정 레퍼토리인 지역발전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들고 나왔다. 새누리당 후보인 ‘오신환특별법’까지 거론하며 표심을 공략했다.

김 대표는 “주민들이 일곱 번이나 야당 의원을 뽑아줬는데, 관악 경제는 매우 침체돼 있고 지역발전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낡은 난곡지구 아파트의 안전 문제를 거론하며 “박원순 시장은 엉뚱한 곳에 서울시 예산을 쏟아붓지 말고 이런 위험한 안전 사각지역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면서 “오 후보가 당선되면 그 이름으로 특별법을 만들어 위험 주거지역에 살고 있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7·30재보선에서 전남 순천·곡성에서 승리한 이정현 최고위원은 “관악을, 광주 서을, 이번 선거는 (갑이 아닌) ‘을’ 지역 유권자들이 선거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나 연대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감추지 않았다. 김 대표는 “(야권이) 지난 선거 때 종북세력과 손잡지 않았느냐”면서 “이런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원에 대한 공격도 빼놓지 않았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장관과 당 의장을 지냈고,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분이 이제 또 지역구를 옮겨 재보선에 출마한다고 한다”면서 “목적지 없는 영원한 철새 정치인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비판했다.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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