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AIIB는 美·中의 러브콜, 샌드위치 신세 아니라 축복”… 윤병세, 외교력 비판에 뿔났다?

입력 2015-03-31 02:29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결정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됐다”는 비판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윤 장관은 30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 개회사에서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래싸움에 새우등’ ‘샌드위치 신세’ 같은 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며 “패배주의적, 자기비하적, 사대주의적 시각에서 우리의 잠재력을 외면하는 데 대해 의연하게 우리 입장을 설명하라”고 공관장들에게 주문했다.

또 AIIB 가입에 대해서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고래들을 길들인 의기양양한 새우’라고 평가한 마이클 그린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 부소장의 말을 인용한 뒤 “미·중 양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상황은 결코 골칫거리나 딜레마가 아니고 축복”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방공식별구역(KAD

IZ) 문제 해결,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개최, AIIB 가입 결정 등을 언급하며 “고난도 외교력이 발휘된 대표적 사례”라고 자평했다.

이어 “국익의 관점에서 옳다고 판단되면 휘둘리지 말고 밀고 나가야 한다”면서 “고차방정식을 1·2차원적으로 단순하게 바라보는 태도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의 발언은 사드 배치 논란 및 AIIB 가입 결정 과정에서 정부가 미·중 양국의 눈치만 보다 실리를 챙기지 못한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외교 수장으로서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비판 지적에 일리가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윤 장관의 발언은 다소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