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 2차 판매가 시작된 30일에도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1차 때처럼 ‘선착순 신청’이 아니라 일주일간 일괄신청을 받는 방식이지만 신청자들이 줄을 이었다. 반면 은행은 실적이 늘어날수록 손해 보는 대출을 처리하느라 이래저래 ‘죽을 맛’이다. 금융위원회는 2차분 한도 20조원이 넘을 경우 주택가격 평가 등을 거쳐 다음 달 15일 대상자를 확정키로 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등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는 은행 지점 문이 열리기 전부터 신청자들이 몰렸다. 1차 신청 때와 마찬가지로 대출 관련 문의 전화도 빗발쳤다. 이 때문에 은행권의 피로감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4일 첫 상품 출시 이후 은행원들은 야근을 밥 먹듯 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건에 맞지 않는 고객들이 항의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라며 “다른 대출업무를 보러 왔다가 순서가 밀린 고객들이 언성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삼성증권은 “1·2차 판매로 은행권에 총 3000억원의 이자이익 감소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내년부터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료 감면 등을 감안하면 순 영향은 1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심전환대출 관련 은행권의 불만이 커지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0조원 추가 공급 방침을 발표한 29일 금융지주 회장들과 은행장들에게 감사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다음 달 3일까지 2차분 신청을 받은 뒤 5일에 20조원 초과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신청액이 20조원을 밑돌면 자격요건이 맞는 대출은 모두 실행하며, 20조원을 넘으면 주택가격이 낮은 순으로 20조원까지만 대상자격을 부여한다. 다음 달 13일까지 담보가치 평가를 거쳐 15일에는 대상자가 확정된다.
안심전환대출의 성공으로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 초쯤 시중은행에서도 연 1%대 초저금리의 수익공유형 모기지 대출상품을 출시하려던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2차 안심전환대출 시작… 은행들 이래저래 죽을 맛
입력 2015-03-31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