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죽었다 생각하고 성경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12년. 저는 이제 예수님 없이는 한순간도 살 수 없는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아멘.” “아버지….”
29일 오후 충남 홍성군 홍성읍 홍성성결교회(김형배 목사)에서 열린 ‘재소자 교정사업을 위한 찬양콘서트’. 홍성교도소 교도관이자 신우회장 최영묵 집사가 장기수 김은철(가명)씨의 편지를 낭송하자 예배당에 앉아 있던 신자들은 “주님” 하며 감탄을 연발했다.
김씨는 징역 20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12년째 홍성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13년 전 홍성교도소교회 김봉래 목사에게 성경을 선물로 받고 10개월간의 끈질긴 사랑과 관심을 받으면서 완악했던 그의 마음이 녹아내렸다. 그는 편지에서 “죽음 이외에는 답이 없는 참담한 현실에서 목사님이 주신 성경을 읽었다”며 “남은 인생은 사도바울처럼 사는 게 꿈”이라고 고백했다.
김씨는 8년 후 출소할 그날을 꼽고 있다. 하지만 전과자로 살아갈 날도 걱정했다. 그는 “저 같은 사람이 설 수 있는 자리가 과연 얼마나 있겠습니까”라며 “출소자들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곳이 생긴다면 큰 자부심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희망을 내비쳤다.
이날 행사는 출소자들이 일할 수 있는 김치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콘서트였다. 김봉래 목사는 “교정선교는 교도소 재소자로 끝나지 않는다. 출소 이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김치공장 등 사회적기업은 진정한 교정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정읍교도소장도 콘서트에 앞서 열린 예배에서 “출소자의 직업 마련은 고난도의 선교에 해당한다”며 “기업들도 이미지 때문에 손을 못 댄다. 결국 기독교인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콘서트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엔젤스선교단의 부채춤을 시작으로 박정미(일본) 선교사의 찬양, 김철기(제천영광교회) 목사의 국악 북춤, 홍성제일감리교회·홍성성결교회의 중창, 도깊음(새샘기도원 원장) 목사의 찬양 등 공연이 펼쳐졌다. 홍성교도소교정선교연합회와 홍성군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가 주관했다.
홍성=글·사진 신상목 기자smshin@kmib.co.kr
“김치공장 설립해 출소자 자립 지원”… 재소자 돕기 콘서트
입력 2015-03-31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