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 가장돕기-속초 ‘한국늘사랑회’] 졸업식날 주눅들지 않게 … 25년째 축하 잔치

입력 2015-03-31 02:39
한국늘사랑회가 25년째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봉사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지난 2일 속초 한 음식점에서 열린 늘사랑 졸업잔치 모습. 한국늘사랑회 제공
김상기 이사장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이 있었기에 아이들을 위한 조건 없는 사랑과 봉사가 가능했습니다.”

강원도 속초의 한 사회단체가 지역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한 졸업잔치를 25년째 마련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한국늘사랑회는 1991년부터 소년소녀가장들의 부모를 대신해 아이들을 위한 졸업잔치를 열어주고 있다. 지난달 2일에는 속초지역의 한 음식점에서 올해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속초지역 초·중·고교생 소년소녀가장 25명을 위한 ‘늘사랑 졸업잔치’를 열어 함께 식사를 하고, 선물을 전달했다.

1983년 소외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발족한 한국늘사랑회는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학업에 정진하고 있는 소년소녀가장들을 돕기 위해 이 같은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늘사랑회 설립자인 김상기(61) 이사장은 “우연히 읽게 된 소년소녀가장의 일기장에서 ‘졸업식이 다가오지만 가슴이 아프다’는 내용의 글을 봤다”면서 “소년소녀가장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기 위해 매년 졸업잔치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늘사랑회는 소년소녀가장 돕기뿐 아니라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의 해외 나들이 행사와 청소년 캠프를 개최하고, 매년 10∼20여명의 국내외 심장병 어린이들을 병원과 연결해 수술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400여명의 국내외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찾아주는 등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건네고 있다.

안경점을 운영하는 김 이사장은 1991년 소년소녀가장 6개 가정에 사비를 털어 아파트 6채를 지원하기도 했다. 1980년에는 늘사랑장학문화재단을 창립해 35년째 전국 소년소녀가장과 어려운 형편에 놓인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금까지 장학금을 전달 받은 학생은 모두 950명으로 액수는 3억4000만원에 이른다.

김 이사장은 특히 매달 수입의 80%를 소년소녀가장과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며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한때 방황했던 청소년들이 성인이 돼 신부가 될 사람과 함께 찾아와 주례를 서 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하고, 명절에는 인사를 오기도 한다”면서 “지금은 봉사자가 아닌 아이들의 친할아버지이자 친아버지가 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속초만천장로교회 장로인 그는 “지금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봉사에 중독된 것만 같다”면서 “내 생을 다하는 순간까지도 남을 위해 살다가 죽겠다”고 말하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속초=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