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타임 251분. 장장 4시간11분이다. 오는 9일 재개봉되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의 상영시간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르지오 레오네(1929∼1989) 감독이 1984년에 제작한 이 영화는 갱스터 무비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주인공 누들스 역을 맡은 로버트 드니로(사진)는 이 영화로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영화는 크게 세 가지 시점으로 구성됐다. 1921년 누들스의 좀도둑질에서 출발한다. 밀수품 운반 일을 하며 돈을 벌어들인 누들스는 친구를 죽인 벅시를 살해한 혐의로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1932년 출소한 누들스는 어린 시절 첫사랑 데보라와 만난다. 1968년 베일리 재단 파티에 초대 받은 누들스는 재단 창립 기념사진 속에서 데보라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의문을 품게 된다.
레오네 감독은 1960년대 ‘마카로니 웨스턴’(이탈리아에서 제작한 미국 서부영화)으로 성공했다. 당시 무명이던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발탁해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를 히트시켰다. ‘원스 어폰…’은 레오네 감독의 연출 솜씨가 정점에 다다른 영화다. 잠시라도 눈을 떼기 어려운 누아르 액션에 영화음악의 거장 엔리오 모리코네의 선율이 곁들여져 진한 여운을 남긴다.
레오네 감독은 당초 10시간 정도의 가편집 분량을 서너 시간으로 압축시켜 2부작으로 상영하려 했으나 제작사의 반대로 무산됐다. 미국에서는 139분짜리 영화가 극장에 걸렸다. 3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됐으나 500만 달러밖에 벌지 못하며 흥행에 참패했다. 한국에서는 100분짜리가 상영됐다. 이번 상영 버전은 2012년 칸 영화제 복원판(246분)에 5분이 추가된 감독 확장판이다.
방대한 분량을 잘라내는 바람에 스토리 전개가 허술해져 관객몰이에는 성공하지 못했으나 평론가들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전설의 범죄 스릴러’로 평가될 만큼 찬사를 받았다. 누들스의 뉴욕 기차역 장면에서 비틀스의 ‘예스터데이’ 변주곡이 흐르는 대목이 압권이다. 데보라 역을 맡은 제니퍼 코넬리가 깜찍한 모습으로 발레를 하는 장면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청소년관람불가.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원스 어폰 어 타임… ’ 사라진 151분 드디어 만난다
입력 2015-04-01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