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배치 여부로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가 제기된 곳이 사드 미사일을 운용하고 있는 미국이어서 미국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무기체계를 성급하게 동맹국에 배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마이클 길모어 미국 국방장관실 소속 미사일운용시험평가국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전략분과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서 “지금까지 비행실험과 신뢰성 실험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사드 시스템 구성 요소들은 지속적이고 꾸준한 신뢰성 향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육군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10차례 사드 비행실험을 실시해 단거리 미사일 8개와 중거리 미사일 2개를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국방부 내부 평가는 아직 실전 운용에 요구되는 신뢰성은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길모어 국장은 “극한 온도와 온도 충격, 습기, 비, 얼음, 눈, 모래, 먼지 등을 견뎌내는지 등 시스템의 성능을 시험하는 자연환경 실험에서도 결함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드가 언제, 어디에 배치되든 적절하게 운용될 수 있음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이 사안이 꼭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드 운용 요원의 훈련 부족도 거론됐다. 사드는 적 미사일 공격에 대해 이지스 탄도미사일 방어나 패트리엇 미사일 등과 연계돼 상호 운용되도록 만들어진 복잡한 시스템이다. 그는 “지금까지 비행실험에서 사드 운용요원들은 다른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연계해 사드를 운용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실전에서 이 복잡한 과정을 문제없이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토로한 셈이다.
미국이 100%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사드 비행실험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이 실시한 실험은 항공기에서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으로 발사 위치와 미사일의 성격이 이미 파악된 상태에서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전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북한처럼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 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을 정확히 요격할 수 있을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무기 전문가들은 요격률이 중요한 게 아니고 탄두를 정확히 명중했느냐는 명중률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적 미사일 탄두를 타격하는 사드의 타격체 ‘킬 비클(kill-vehicle)’의 무게는 6㎏ 정도다. 만약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탄두 중량은 1t이 넘을 수도 있다. 탄두를 파괴하지 못하고 튕겨져 나올 가능성이 있어 명중률에 대한 점검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개전 초 북한이 기만체 등을 이용해 다량의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이 가운데 어떤 것이 위험한 핵탄두를 장착한 것인지 구별할 수 없다는 점도 제한점이다. 미국이 고백한 것처럼 운용요원에 대한 고도의 훈련도 필요하다. 전쟁이 발발하면 한반도 상공은 다양한 전투기와 각종 미사일이 발사되는 대단히 복잡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군사 전문가들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서는 성능과 효용성, 준비도를 엄밀히 따져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이슈분석] 사드, 요격실험 성공했지만… 美 국방부 “신뢰성 아직 불완전”
입력 2015-03-31 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