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이어 예멘 사태에… 속도 붙는 아랍연합군 창설

입력 2015-03-30 03:57 수정 2015-03-30 19:16
국외로 탈출한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맨 오른쪽 양복 차림)은 28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개최된 아랍연맹(AL)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랍권의 예멘 사태 개입을 요청했다. AFP연합뉴스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이 중동 지역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무력 개입하기 위해 ‘아랍연합군’을 창설하기로 했다.

참가국 정상들은 28∼29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6차 회의에서 아랍연합군 창설에 합의하고 수개월간 창설 작업을 진행키로 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아랍연맹 정상들이 중동의 안보 불안에 대응코자 아랍연합군을 창설한다는 원칙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란의 입지가 커진 데다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가 쿠데타로 정권을 전복하자 이에 자극받은 수니파 아랍국가들이 연합군 창설이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후티의 공격으로 축출된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도 이 회의에 직접 참석해 아랍권의 예멘 사태 개입을 요청했다. 그는 후티 반군을 ‘이란의 꼭두각시’라고 언급했다. 참가국 정상들은 회의가 끝난 뒤 발표한 공동선언문에 쿠데타로 정부를 전복한 후티가 철수해 무장해제할 때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공습이 계속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아델 알주바이르 미국 주재 사우디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후티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공습의 목적은 이란과 헤즈볼라와 연대한 극단주의 무장조직으로부터 예멘 국민과 정부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우디 등 아랍 동맹군은 수도 사나를 공습해 후티가 보유했던 탄도미사일 대부분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사나 국제공항 활주로가 파괴돼 외국인이나 예멘 국민이 항공편으로 탈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사나엔 한국 교민 8명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대사관 공관원 2명 등 모두 10명이 남아 있다.

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