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은 시진핑 “2020년 아시아 경제 공동체 건설하자”… 보아오 포럼 연차총회 연설

입력 2015-03-30 02:48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아시아 운명공동체’를 역설하며 2020년까지 아시아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해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시 주석은 “혜택은 모든 나라에 돌아갈 것”이라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경제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 실크로드)의 참여를 촉구했다.

시 주석은 28일 보아오(博鰲) 포럼 2015년 연차총회 공식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네가 져야 내가 이긴다는 낡은 사고를 버려야 한다”면서 “아시아가 운명공동체를 향해 나아감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중국이 생각하는 아시아 운명공동체 건설의 구체적 일정도 제시했다. 그는 “우선 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더욱 긴밀한 운명공동체를 건설하고 아세안과 한·중·일 3국이 2020년까지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아시아의 자유무역 네트워크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일대일로’ 세일즈에도 적극 나섰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는 독주곡이 아니라 합창곡”이라면서 “이미 60여개 국가와 국제단체가 일대일로 참가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실크로드 경제지대와 관련, “중국은 동아시아, 아시아의 상호연결 소통에 관한 계획을 가속화해 기초시설 건설과 인적교류 등을 전면적으로 융합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연설 직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외교부, 상무부 등은 일대일로 계획의 추진 배경과 목표, 개념, 추진 절차 등을 담은 이른바 ‘액션플랜’을 발표했다. 중국은 육상으로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유럽 대륙까지 연결하고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통해서는 중국 연해와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인도양을 거쳐 유럽과 남태평양까지 연결할 계획이다. 중국 33개 성(省)급 행정단위 중 18개가 일대일로 추진 대상이다. 이 중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푸젠성이 각각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의 ‘핵심구’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 보아오 포럼을 계기로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 의사를 밝힌 국가들도 러시를 이뤘다. 호주가 공식 참여를 선언했고, 러시아도 보아오 포럼에 참석한 이고르 슈바로프 러시아 부총리를 통해 AIIB 참여 의사를 밝혔다. 신화통신은 브라질과 네덜란드 그루지야 덴마크 등도 AIIB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특히 샤오완창 전 대만 부총통도 시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대만의 AIIB 가입 희망 의사를 밝혔고 시 주석도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금융패권에 이어 ‘일대일로’ 추진을 통해 압도적인 지정학적 패권세력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 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성장률만을 봐서는 안 된다”면서 “앞으로 경제의 구조조정을 중요한 위치에 놓고 개혁개방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시대에 들어선 중국 경제와 관련해 “각국에 더 많은 시장과 성장, 투자, 협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향후 5년간 상품 수입 규모를 10조 달러 이상, 대외투자를 5000억 달러 이상으로 각각 늘리고 외국관광을 떠나는 중국인도 연인원 5억명을 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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