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깎는 구조조정 중인 은행… 올 채용 2배 늘린다는데

입력 2015-03-30 02:57

은행권이 신규채용 확대 계획을 내놨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융협회 수장들과 저녁을 먹으며 “청년 일자리 창출에 힘써 달라”고 부탁한 지 2주일 만이다. 만성적인 인사적체 등 인력 구조의 비효율성 탓에 매년 은행권은 희망퇴직 등의 명목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구조조정 여력으로 채용을 늘렸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은행들이 정부의 강권에 못 이겨 덮어놓고 채용을 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모두 1000명을 새로 뽑을 계획이다. 지난해(590명)보다 배 가까운 규모다. 대졸 상반기 채용과 특성화고 졸업예정자 채용은 다음 달 중순, 장애·보훈 특별채용은 5월 중순 공고를 낸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355명이었던 채용 규모를 올해 800명으로 늘렸다. 지난해 290명이었던 대졸 신입사원은 올해 400여명으로 대폭 늘리며, 고졸·보훈 채용은 65명에서 100명으로 확대한다. 대졸 신입사원은 상반기에 100여명, 하반기에 300여명을 각각 채용할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올해 채용을 늘릴 계획이다. 150명을 뽑는 개인금융서비스직군(텔러직) 채용을 마무리하는 대로 5월에는 특성화고 졸업생 100여명을 뽑는 채용 절차에 들어가며, 7∼8월에는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한 공채를 진행한다. 지난해 250명을 채용했던 대졸 일반직 공채는 오는 10월부터 전형을 시작한다. IBK기업은행도 올해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지난해 220명의 배 가까운 수준인 400명으로 늘렸다. 상반기 신입사원 200명은 다음 달 2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한다.

이렇듯 확대된 신규채용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상당수 은행들은 지난해와 올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했거나 계획 중이다. 수익성 악화에 대한 자구책으로 인건비 절감 등 경영 효율화에 나선 것이다. KB국민은행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할 전망이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희망퇴직자들에게 최대 60개월치 급여를 제공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650여명을 내보냈다. 전 직원 4240명의 15%에 해당되는 규모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희망퇴직자들에게 잔여 정년과 직급별로 평균임금의 24∼37개월치 특별퇴직금을 주고 예년의 배 정도인 310명을 떠나보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