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국내 첫 도입… 대회 명칭 권리 가져

입력 2015-03-31 02:50
한웅수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왼쪽)과 김병섭 현대오일뱅크 부사장이 지난 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타이틀 스폰서 조인식을 하고 있다. 국민일보DB

프로스포츠에서 ‘돈’은 곧 ‘가치’다. 선수들이 프로 정신을 갖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자본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타이틀 스폰서는 프로 스포츠 리그를 운영하는 중요한 돈줄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타이틀 스폰서는 영국 은행인 바클레이스다. 연간 600억원 정도를 후원하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에서는 타이틀 스폰서가 없지만 팀별로 구장 명명권이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 피츠버그의 PNC파크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타이틀 스폰서 제도가 도입된 종목은 프로축구다. 1993년 하이트코리안배다. 이후 국내 4대 프로스포츠인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모두 기업으로부터 타이틀 후원을 받고 있다.

프로야구 대회공식 명칭은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프로축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이다. 시즌 막판을 달리고 있는 남자 프로농구는 ‘KCC 프로농구’, 여자 프로농구는 ‘KB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다. 배구는 ‘NH농협 V-리그’다.

프로축구연맹은 최근 현대오일뱅크와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했다. 5년 연속 프로축구를 후원하게 된 현대오일뱅크는 매년 40억원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틀스폰서를 통해 현대오일뱅크는 대회 명칭을 비롯해 각종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됐다. LED보드와 롤링보드, A보드 경기장 그라운드, 골대 옆 90도 시스템, 경기장 내외 각종 설치물 등 다양한 광고권을 확보했다. 또 K리그를 활용한 각종 스포츠 이벤트 활동에도 나설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K리그와 함께 주유 후 적립되는 포인트를 고객이 선택한 축구단에 자동 후원하는 ‘축구사랑 보너스카드’를 출시했다.

프로배구는 남녀 합해 25억원 규모다. NH농협과 8년째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대회 공식 타이틀 명칭을 포함해 경기장 내 광고권과 각종 인쇄물, 중계방송 등에 NH농협 로고를 노출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남자 프로농구는 30억원이고 여자 프로농구는 18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프로야구를 제외하고는 네이밍 권리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도 있다. 프로야구도 2008년 당시 삼성이 타이틀 스폰서에서 발을 빼면서 마지막까지 고생했다. 회원사나 총재와 특수 관계에 있는 회사들이 후원에 나서기도 한다. 여자 프로농구의 경우 구단의 모기업들이 돌아가며 맡고 있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