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D-30] 승패로 본 정국 기상도… ‘초라한 성적표’ 땐 총선·대선 가는 길 험난

입력 2015-03-30 02:03 수정 2015-03-30 09:14
서울 관악구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29일 사무실에서 4·29 재·보궐 선거 'D-30' 알림판과 포스터, 현수막 등을 점검하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새누리당은 4·29재보선을 공무원연금 개혁, 부패 척결 등 정부 여당의 국정운영 추동력을 확보하는 기회로 보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유능한 경제정당’의 가능성을 보여줄 기회이자 시험대로 여기고 있다.

양당이 4개 지역구 가운데 2곳씩 나눠 가진다면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대 1 이상의 일방적인 성적표가 나오면 패배한 당의 정치적 타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여권의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로서는 취임 후 처음 진두지휘하는 이번 선거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하다. 지난해 7·30재보선은 이미 선거판이 짜인 다음에 대표로 선출됐기 때문에 그에겐 이번이 데뷔전이란 얘기다.

새누리당은 ‘2+α’를 목표로 총력전에 나섰다. 당 내부에선 최근 지역 분위기 등을 종합해보면 광주 서을을 제외하고는 3곳 모두 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천 서구·강화을과 경기 성남중원에서는 일단 앞서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오차범위 내 승부가 예측되는 서울 관악을도 한 번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했다. 광주 서을은 호남 유일의 여당 의원인 이정현 최고위원이 측면 지원에 나서며 돌파구를 마련 중이다.

새정치연합은 4곳 모두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 관측했다. 일각에선 ‘동정표’를 의식한 선거 전략이란 비판이 나오지만, 실제 야권 후보가 난립한 만큼 ‘쉽지 않은 선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에게 광주 서을을 빼앗길 경우 야권의 심장부에서 패배했다는 책임론이 들끓을 전망이다. 여기에다 서울 관악을도 정동영 전 상임고문이 출마하면 승리를 가져가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로선 향후 정치적 입지가 달린 선거라는 의미도 크다. 성공적으로 선거를 이끌 경우 대권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7·30재보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진한 새정치연합 안철수·김한길 전 공동대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문 대표는 국회 사랑재에서 취임 5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선거 환경이 우리 당에 유리하지 않지만 국민이 승리를 만들어주실 것으로 믿는다”면서 “다만 몇 석을 이겨야 승리라고 평가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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