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동성애자 등의 축제인 ‘퀴어문화축제 2015’ 주최 측에 서울광장 사용 신고를 수리해 교계 및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들이 서울광장에서 축제를 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수재단(대표 임요한) 회원들은 29일 서울광장에서 ‘박원순 시장은 동성애 음란축제 서울광장 사용 즉각 취소하라’ ‘동성애 누드축제 청소년을 병들게 하고 대한민국을 망친다’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3일째 시위를 벌였다. 임요한 대표는 “서울시가 음란·광란 집회를 할 수 있도록 서울광장을 동성애자들에게 내준 것은 통탄할 일”이라며 “박 시장이 이를 취소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선민교육학부모연합(대표 이재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서울시가 시민들 모르게 (퀴어문화축제 측에) 서울광장 사용 신고를 수리한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박 시장은 (서울을) 과거 소돔과 고모라처럼 음란의 도시로 만들어 멸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가정과 사회를 파괴시키려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서울시민들은 이를 방관하지 말고 서울시 관계자 해임은 물론 (서울광장 사용을) 승인한 박 시장의 조기 퇴진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는 “동성애 축제는 몸의 노출이 심각해 공공성 및 도덕성과 청소년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서울시민 다수가 우려하고 동의하지 않는 동성애축제를 수도 서울의 한복판인 서울광장에서 개막하도록 허락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27일 퀴어문화축제 측에 오는 6월 9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서울광장에서 개막식을 갖도록 했다. 서울시는 주최 측의 서울광장 사용 신청을 한 차례 반려했으나 입장을 바꿨다. 친(親)동성애 단체들은 그동안 항의전화와 공문 발송, 서명운동 등을 통해 서울시를 압박해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리는 퀴어문화축제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지는 않는다”면서 “사용신고서를 받고 그 시간대가 비어 있으면 수리한다”고 말했다.
퀴어문화축제는 2000년 시작돼 올해로 16회를 맞는다. 제15회 퀴어문화축제는 지난해 6월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는 주제로 서울 신촌 일대에서 열렸다.
올해는 6월 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3일 퍼레이드, 18∼21일 퀴어영화제 등을 가지며 2주간 진행된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서울광장에 알몸 퍼레이드 등장?… 서울시, 6월 동성애자 행사 ‘퀴어문화축제’ 허용 파장
입력 2015-03-30 02:08 수정 2015-03-30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