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전예총 최영란 회장… “대전에 예술의 봄바람 불어오도록 힘쓰겠다”

입력 2015-03-30 02:04
취임 한 달을 맞은 최영란 대전예총 회장이 31일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한국의 명인명무전’에서 소고춤을 선보인다. 동국예술기획 제공
최영란(56·사진)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대전시연합회(대전예총) 회장은 두 가지 기록의 소유자다. 대전예총 사상 첫 여성 회장이자 무용인 출신 첫 회장이기도 하다. 현재 목원대 스포츠건강관리학과 교수로 국제교류예술단장, 대전전통예술단 감독 등을 지냈다.

예술계 안팎의 관심이 그에게 쏟아지는 것은 화려한 경력 외에도 당차고 야무진 포부 때문이다. 대전예총 제9대 회장으로 취임해 한 달을 맞은 그는 2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중심부에 위치하면서도 문화의 불모지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대전에 예술의 봄바람이 불어오도록 힘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대전예총 회장에 세 번째 도전해 당선됐다. 그런 만큼 하고 싶은 일도 많다. “여성의 섬세함과 따뜻함, 그리고 제가 가진 장점 중 하나인 불같은 추진력으로 예술의 텃밭을 가꾸겠습니다. 유명무실해진 ‘한밭문화제’도 활성화시키고요. 축제는 재미있고, 볼거리가 다양하고, 즐거워야 해요. 이렇게 만들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오지 않을까요?”

그는 “해외 유명 축제를 벤치마킹하고 시민공청회 등을 통해 성공하는 축제로 만들겠다”며 “예산이 문제지만 음악, 국악, 무용, 연예, 연극 등 산하 10개 단체가 뭉쳐 열심히 뛰다 보면 호응과 지원을 얻게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예총의 역할을 아버지에 비유했다. “가장은 가족을 챙기고 자식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묵묵히 하잖아요. 예총도 마찬가지예요. 대부분의 지역 예술인들이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예술인들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복지재단 설립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복지재단 설립기금의 1차 목표액을 3억원을 잡고 직접 발로 뛸 생각입니다.”

그는 레지던스 사업과 공공기관의 여유 공간이나 폐교를 이용해 지역 예술가들이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과학·행정도시의 이미지를 살린 예술행사를 여는 한편 대전시와 자매결연한 해외 8개국 도시와 연계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청과 협의를 거쳐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할 방침이다.

“당분간 무대에는 서지 않느냐?”고 묻자 “자리에만 앉아 있지 않고 공연을 병행하겠다”고 대답했다. 예술인들의 애로와 목소리를 좀 더 가까이 듣기 위해서란다. 31일 오후 7시30분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동국예술기획(대표 박동국) 주최로 열리는 제82회 ‘한국의 명인명무전-비상(飛翔)’에 참가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경쾌하면서도 역동적인 율동의 ‘소고춤’ 등을 선보인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