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을 당한 원주 동부의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은 진통제를 맞아가며 코트에 나섰다. 종료 11초전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포를 터뜨린 앤서니 리처드슨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동부가 27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74대 70으로 꺾고 3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팀 통산 11번째다. 특히 동부는 지난 시즌 꼴찌로 체면을 구겼지만 불과 1년 만에 정규리그 2위에 이어 챔프전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29일 울산에서 모비스와 1차전을 갖는다.
‘동부 산성’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동부는 제공권을 앞세워 전자랜드의 골밑을 틀어막았다. 부상으로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사이먼도 등장했다. 2쿼터 박병우의 3점포에 이어 사이먼의 왼손 덩크가 림에 꽂히면서 점수는 두 자릿수로 벌어졌다. 오른쪽 어깨 부상을 입은 사이먼은 왼손으로만 리바운드를 따내는 투혼을 보였다.
전자랜드도 포기하지 않았다. 14점차로 뒤져 있던 3쿼터 중반 더블파울과 테크니컬파울로 상대에게 점수를 내준 게 오히려 선수들의 투지를 일깨웠다. 차바위와 김지완의 3점슛, 포웰의 연속 2점슛으로 54-54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동부 산성은 높았다. 59-57로 4쿼터를 시작한 동부는 김주성의 높이를 앞세워 전자랜드의 골밑 돌파를 허용하지 않았다. 사이먼의 득점포까지 더해져 다시 10점차로 달아났다. 5분여가 지나도록 점수를 내지 못하던 전자랜드도 막판 정병국, 김지완의 3점슛으로 1점차까지 추격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정규리그 6위 팀 최초의 챔프전 진출’이라는 기염을 토했던 전자랜드의 도전도 멈췄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심판위원장에게 전화부터 했다. 포웰의 더블파울은 문제가 있었다”며 심판 판정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서윤경 기자
동부, 3년 만에 챔프전 진출
입력 2015-03-28 0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