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대척점에 있는 한국과 중남미가 부산에서 만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흥시장인 중남미로 진출할 길을 탐색하고, 한·중남미 정부와 금융기관은 머리를 맞대고 경제협력의 효과를 극대화할 방법을 모색한다.
한국과 중남미가 각자의 이해관계로 만나는 이 장은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의 부대행사인 비즈니스 서밋이다.
26일 부산 벡스코의 제1전시장 2B 홀에선 비즈니스 서밋의 첫날 행사인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가 열렸다. 163개 테이블과 71개 홍보 부스에서 한국과 중남미 기업인은 자신의 사업과 프로젝트를 설명했고, 수출·수입할 상품은 없는지 묻는 등 탐색전을 펼쳤다. 260여개 한국 업체와 149개 중남미 업체가 참여해 800여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입구 쪽 부스에서 상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농기계 생산업체인 동양물산기업에 이번 일대일 상담회는 중남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다.
부스를 지키던 권두혁 차장은 “멀리 떨어져 있는 중남미 국가는 접촉할 기회가 없어 진출 방법을 쉽게 찾지 못했다”며 “실제 수출 계약 성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계약 체결에 관심을 보인 업체가 5곳 있어 중남미 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안전진단기기 제조업체 미승씨앤에스검사의 서화림 과장은 “중남미 기업인들에게 우리 회사 제품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코트라 손주홍 과장은 “이번 행사에서 엘살바도르 업체가 3500만 달러 규모의 버스 교통카드 시스템 도입을 위해 LG CNS, 롯데정보통신 등과 실무 협의를 진행하는 등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협상도 활발히 진행됐다”고 밝혔다. 코트라는 계약 체결 실적 등 이번 행사의 성과를 다음 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27일엔 비즈니스 포럼이 열렸다. 한·중남미 상호 협력 잠재력이 높은 정보통신, 에너지 등 6개 분야의 협력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성장 기회를 논의하는 자리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루이스 알베르토 모레노 IDB 총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주 차관은 기조연설에서 경제협력을 뒷받침할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칠레 기업인 안드레아 타카미야는 “한·중남미 교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문화 차이 극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등은 보다 많은 기업 간 네트워크를 형성할 기회와 새로운 투자에 따른 재무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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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B 한국총회 비즈니스 서밋] 신흥시장 ‘중남미 세일즈’ 문이 열린다
입력 2015-03-28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