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열리는 싱가포르 국부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 국가장례식 참석을 위해 28일 오후 출국한다. 박 대통령은 리 전 총리 국장에 참석한 뒤 그 아들인 리셴룽(李顯龍) 총리 등 유족을 위로하고 귀국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이 외국 정상급 지도자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또 현직 대통령의 해외 조문은 2000년 6월 8일 김대중 대통령이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일본 총리 장례 행사에 참석한 이래 15년 만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7일 브리핑에서 “싱가포르 정부의 초청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박 대통령과 깊은 인연을 가져온 분이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박 대통령 조문 배경을 설명했다.
◇아·태 정상 집결, 조우·환담 가능할 듯=청와대는 일단 박 대통령의 현지 체류 일정이 짧아 각국 정상과의 면담일정 등은 없다고 밝혔다. 수행원단도 윤병세 외교부 장관, 주 수석,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 서정하 주싱가포르 대사 등으로만 소규모로 구성됐다. 주 수석은 “현재로선 국장(國葬) 참석 외에 여타 참석 정상과의 별도회담 일정 계획은 없다”며 “다만 장례식장에 모인 정상들과 자연스럽게 만나 환담할 기회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국립대 문화센터(UCC)에서 열리는 장례식은 29일 오후 2시(현지시간) 시작해 3시간15분가량 진행된다. 박 대통령은 장례식 시작 전에 외국 정상들과 만날 계획이 없고 장례식이 끝나면 곧바로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어서 ‘조문외교’는 장례식장 안으로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리 전 총리 장례식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참석이 확정됐다. 박 대통령이 최근 중국·일본 외교장관을 만나 한·중·일 3국 협력관계 복원을 특별히 강조했던 만큼 한·일 두 정상의 ‘싱가포르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호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짧게 조우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부주석이 장례식에 참석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리 부주석은 정치국 상무위원 7명에 이은 권력서열 8위 인사로, 2013년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추모식에도 참석했다.
싱가포르는 이번 국장에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회원국과 국방협력 5개국 협의체 등 18개국에 조문을 초청했다. 장례식에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토니 애벗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하림 말레이시아 국왕,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 프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훈 센 캄보디아 총리 등이 대거 참석한다. 미국은 또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조문대표로 참석한다.
◇박 대통령, 김장수 주중대사 임명=박 대통령은 주중대사에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공식 임명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김 대사 등 신임 공관장 14명에게 신임장을 수여했다. 주프랑스 대사에 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주독일 대사에 이경수 전 외교부 차관보, 주캐나다 대사에 조대식 전 외교부 기획조정실장, 주멕시코 대사에는 전비호 강원도 국제관계대사가 각각 임명됐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朴 대통령 오늘 출국… ‘리콴유 조문 외교’ 아베 만날까
입력 2015-03-28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