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화의 대가 18인 작품을 만난다… 갤러리현대 45주년 ‘한국 추상회화 기념전’

입력 2015-03-30 02:01
‘한국의 추상회화 갤러리현대 45주년 기념전’ 전시장 모습. 왼쪽부터 벽면 하나씩을 채운 것은 유영국·남관·한묵의 작품들이다. 이들은 추상화 1세대에 속한다.갤러리현대 제공

갤러리 현대가 개관 45주년으로 마련한 전시는 추상화의 대가 18인의 작품을 선보이는 ‘한국 추상회화 기념전’이다. 현대화랑으로 출발했던 갤러리현대가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었던 작가들로 구성돼 있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고도경제성장기와 함께 현대미술은 커갔고 그런 점에서 현대화랑은 독보적인 안목으로 시장의 흐름을 주도해왔던 것이다.

72년 남관 개인전을 시작으로 74년 이성자, 서세옥, 75년 유영국 이응노, 76년 김창열, 한묵, 77년 김환기, 78년 이우환 전시를 열었다. 80년대 들어서도 81년 박서보, 82년 권영우, 곽인식, 83년 정상화, 84년 하종현, 89년 김기린의 전시를 이어왔으며 90년 류경채, 96년 윤형근, 정창섭 작가의 개인전을 열었다. 개인전 뿐 아니라 다양한 그룹전을 가지며 국내외에 한국 추상을 알렸다.

한국 추상회화의 발전사와 궤를 같이 하는 작가들은 세대별로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뉜다. 우선 1910년대에 태어난 김환기 유영국 등 일제 강점기 일본 유학파가 있다. 시장의 주류였던 구상 양식을 버리고 원색과 선만을 사용해 화면을 간결화, 형식화로 이끌며 추상미술을 처음 알렸다. 같은 세대로 전후 프랑스 유학 등을 통해 서구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이들도 있다. 문자추상의 남관, 이응노와 큐비즘의 영향을 받은 한묵, 기하하적인 모티브에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담은 이성자 등이 있다.

두 번째 그룹은 첫 그룹보다 20년 후에 탄생한 작가들이다. 최근 열기가 뜨거운 단색화 화가들로 박서보, 이우환, 정창섭, 윤형근, 하종현, 김기린 등이 해당된다. 50년대 말∼60년대를 풍미했던 앵포르멜 추상 등 아방가르드 미술의 세례를 받았다.

미술사가 송미숙씨는 “단색화는 70년대 경제성장과 함께 이제는 서구의 것을 베끼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에서 한국 민족만의 정체성을 돌아본 결과”라고 평가했다.

시간이 흘러 18명 작가 중 생존자는 서세옥(86) 박서보(84) 정상화(83) 이우환(79) 등 8명이다. 4월 22일까지. (02-2287-3500)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