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창립 멤버로 참여한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AIIB 창립 멤버로 가입해줄 것을 요청한 지 8개월 만이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AIIB 가입 결정을 함으로써 아시아 인프라 개발사업에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진출 등 경제적 실익을 택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6일 ‘AIIB 가입 발표문’을 통해 “관계 부처 간 긴밀한 협의를 거쳐 AIIB 예정창립회원국으로 참여키로 결정하고, 이를 중국에 서한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AIIB는 세계은행(I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미국 주도의 기존 공적개발원조(ODA) 구조에 대응해 중국이 창립을 주도하고 있는 국제개발은행이다.
기재부는 “그동안 정부는 AIIB의 지배구조와 세이프가드 등이 국제적 수준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의견을 주요 우방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표명하면서 중국 측에 설립안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며 “최근 이와 관련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가입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AIIB 참여 결정으로 향후 아시아 지역의 대형 인프라 건설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우방들의 AIIB 가입에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그러나 이달 말 창립 멤버 가입 시한을 앞두고 미국의 주요 우방인 영국과 독일 등이 최근 잇따라 AIIB에 가입키로 결정했다. 이런 움직임에 정부도 경제적 실익 극대화를 위해 창립 멤버로 가입키로 결론을 내렸다.
정부는 이달 말 중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6월 말까지 지분배분, 상임이사 및 부총재직 확보 등의 세부 조건을 협상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에 이은 ‘2대 주주’ 자격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AIIB는 한국이 설립 때부터 주요 회원국으로 참여하게 되는 최초의 국제 금융기구”라고 말했다.
6월 중 AIIB 설립협정문 협상이 완료되고 이에 서명한 이후 국회 비준 절차를 거치면 한국은 창립 회원국으로 최종 확정된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정부 AIIB 가입 中에 통보했다
입력 2015-03-27 0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