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훈민정음 상주본’ 불 탔나… 소유자 주택 화재로 전소

입력 2015-03-27 02:32
국보급으로 평가되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의 집에서 불이 났다. 소유자는 상주본이 화재로 소실됐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26일 오전 9시25분쯤 경북 상주시 낙동면 구잠리 배모(52)씨 집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주택 1채가 전소되면서 집 안에 있던 가재도구와 골동품, 고서적 등도 함께 소실됐다. 화재 당시 배씨는 외출한 상태였다. 배씨의 형은 “안방에 있는데 갑자기 아무도 없는 작은 방에서 불이 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배씨는 훈민정음 해례본이 집 안에 있었는지를 얘기하지 않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소실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이 난 주택은 경찰이 몇 차례 압수수색을 했던 곳이어서 훈민정음 해례본이 집 안에 있었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배씨는 2008년 집수리를 위해 짐을 정리하던 중 훈민정음 해례본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세상에 공개했다. 그러나 이후 소유권을 둘러싼 민형사 소송전이 벌어지자 배씨가 어딘가에 감춰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 해례본은 국보 70호로 지정된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과 같은 판본이고 보존상태가 좋아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주=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