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경기 침체가 가속화됐지만 상당수 국회의원은 재산을 늘렸다. 1억원 넘게 재산을 불린 국회의원도 134명이나 됐다. 부동산 재테크가 적중했다. 재산에서도 ‘여대야소’ 현상이 나타났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6일 공개한 2015년도 국회의원 재산변동 사항 신고 내역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재산을 등록한 국회의원 292명의 평균 재산은 28억5674만원에 달한다. 이는 고위 공직자 평균 재산 15억3400만원보다 무려 13억원 이상 높은 수치다. 재산을 늘린 의원도 239명(81.8%)에 달해 전년 동기(190명)보다 49명이 늘었다. 국회의원 절반 가까이가 1억원 넘게 재산을 늘렸다. 25명은 50억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했고 100억원이 넘는 국회의원도 7명이나 됐다. 재산이 줄어든 의원은 53명이었다.
국회의원들의 1인당 평균 재산은 1년 전보다 423만원 줄었다. 그러나 이는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의 주식 기부 등으로 생긴 착시현상이다. 재산이 500억원 이상인 새누리당 김세연 박덕흠 의원과 안 전 대표를 제외하면 국회의원들의 1인당 평균 재산은 19억2700만원으로 전년보다 1억2100만원 늘었다. 재산 증식은 주로 건물과 토지 등 부동산에서 이뤄졌다. 국회의원 1인당 평균 부동산 보유가액은 1년 전보다 6895만원 늘어난 16억1218만원이다.
최고 부자 국회의원은 동일고무벨트 대주주인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이다. 김 의원은 주식 보유분 증가, 토지·임야·전답 가격 상승 등으로 전년보다 457억8370만원 늘어난 1443억4390만원을 신고했다. 안 전 대표는 재산 보유액 2위(787억4930만원)로 밀려났고, 부동산 갑부인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은 540억9400만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박 의원은 259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재산 보유 ‘톱10’에는 새누리당 의원 7명, 새정치연합 2명, 무소속 1명이 이름을 올렸다. 재산 상위 11∼30위는 모두 새누리당 의원이 차지했다.
반면 빚이 보유 재산보다 많은 국회의원도 있었다. 새누리당 황인자 의원이 마이너스 4억5800만원을 신고해 최하위였고 같은 당 김상민(-1억600만원) 김한표(-8000만원) 의원과 새정치연합 강동원(-5900만원) 의원도 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국회의원 109명은 부모나 자녀의 재산을 신고하지 않았다. 공직자윤리법상 독립생계를 유지하거나 타인이 부양하면 공개하지 않아도 되지만 재산공개 취지가 퇴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2015년 재산변동 신고 내역] 국회의원은 재테크 달인?… 다들 어렵다는데 5명 중 4명 재산 증가
입력 2015-03-27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