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혼혈이 ‘미스 재팬’이라니”… 일본 네티즌들, ‘자격’ 놓고 논란

입력 2015-03-27 02:20

최근 ‘미스 재팬’으로 뽑힌 일본 나가사키현 사세보 출신의 아리아나 미야모토(20·사진)를 두고 일본 열도에서 논란이 뜨겁다.

25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인 그녀가 과연 일본의 미(美)를 대표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녀는 고등학생 때 잠시 미국에 건너간 것을 제외하면 계속 일본에서 자랐다.

그러나 미야모토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그의 외모가 ‘일본인’을 대표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미야모토는 일본인이라고 하기에 ‘검은 피’를 갖고 있다” “하푸(혼혈아를 지칭하는 말)가 일본을 대표하는 건 모순”이라는 등의 부정적인 글이 여럿 올라왔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그녀의 까무잡잡한 피부가 아프리카인을 떠올리게 해 전통적인 일본인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반면 그런 시각이 낡은 인식이라며 “편견과 차별에 굴하지 말아 달라”고 격려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CNN은 전체 인구의 98%가 단일민족인 일본에서 혼혈아를 차별하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하며 그녀의 미스 재팬 선정이 일본 사회의 인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녀는 한 연예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일본인처럼 보이지 않는다 걸 안다”며 “그러나 누구보다도 일본과 문화를 상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베네수엘라계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혼혈로 태어난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가 자신의 롤모델이라며 “나도 편견을 딛고 스타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