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 아파트 최악 전세난 예고… 입주물량 1만6749가구로 1990년 이후 최저

입력 2015-03-27 02:36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1990년 집계 이래 최저치 수준이 될 것으로 조사됐다. 저금리에 따른 전세의 월세 전환과 재건축 이주로 촉발된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2016년 최악의 대란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114는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을 1만6749가구로 26일 집계했다. 올해 2만38가구보다 16.4% 감소한 규모다. 2008년 5만5000여가구였던 서울 아파트의 입주물량은 2014년 3만6993가구까지 감소했다. 올해 작년보다 45.8% 급감한 데 이어 내년까지 2년 연속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2009년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이후 4년 동안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위축됐고, 신규 택지개발사업까지 중단된 결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2010년 5만1370가구였던 서울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2013년 4만5104가구로 줄어든 뒤 지난해에는 2만9009가구로 35.7% 감소했다고 밝혔다. 아파트 건축이 통상 3년 가까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인허가 물량 감소는 2017년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으로 지난해부터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사업이 본격화되고는 있지만 그에 따른 멸실로 당분간 서울의 아파트 공급 부족은 오히려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서울은 현재 재개발·재건축사업 외에는 신규 공급 수단이 거의 없다”며 “서울을 중심으로 한 임대시장 불안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기도는 화성동탄2, 위례, 김포 한강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올해 6만4380가구보다 10.2% 많은 7만961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2014년 5만1099가구에서 3년 연속 증가세다. 따라서 서울에서 전세를 얻지 못한 ‘전세난민’들이 경기도 등 외곽으로 밀려나는 엑소더스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 과잉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집값이 상승한 결과다. 전국의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24만6921가구로 올해 입주물량 24만1702가구 대비 2.1% 증가하게 된다. 가장 많이 늘어나는 곳은 광주로 올해 5165가구에서 내년엔 1만817가구로 109.4% 증가한다. 최근 집값 상승폭이 가장 큰 대구 역시 올해 1만3336가구에서 내년에는 배 수준인 2만6648가구로 99.8% 늘고, 충남은 올해 1만932가구보다 90.3% 늘어난 2만801가구가 내년에 입주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