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첫돌 맞은 새정치연합 외연확대 노력 더 필요하다

입력 2015-03-27 03:20 수정 2015-03-27 10:02
새정치민주연합이 26일 창당 1주년을 맞았다. 문재인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새정치연합 창당으로 중도정당의 정체성에 새정치를 더해 국민에게 더 가깝게 가는 정당이 됐다”고 자평했다.

1년 전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통합한 가장 큰 이유는 지지 세력의 외연 확대였다. 기존 민주당과 안 의원의 온건 합리주의 세력을 합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바랐다. 당시 지지율 고공행진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선 양측의 통합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새정치’ 실험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새정치는커녕 신당은 지도력 부재와 계파 싸움 등으로 지지율 하락과 함께 지난해 7·30 국회의원 재보선 참패로 이어졌다. 이로써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4개월 만에 물러났다. 이후 박영선,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문재인 대표로 1년 새 당의 얼굴이 세 번이나 바뀌는 극심한 혼란과 진통을 겪었다. 국민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정치를 한 당연한 결과다.

다행히 문 대표 취임 이후 상황은 호전됐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지난해 11월 20%까지 곤두박질쳤던 당 지지율은 3월 현재 27%까지 올랐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선 문 대표가 11주 연속 선두다. 물론 정당 지지도에선 새누리당에 비해 10% 포인트 가까이 낮지만 새정치연합의 지지율 상승은 박근혜정부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 성격이 짙다.

내가 잘해 올라가는 것이 진정한 지지율이다. 반대급부로 얻은 지지율은 한순간 사라지는 신기루에 불과하다. 이에 현혹돼 그동안 야당이 그릇된 상황 판단을 한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핵심인 기여율과 지급률을 구체적 숫자 제시 없이 α와 β로 제시한 새정치연합 개혁안도 여기에 해당한다. 비록 나중에 α와 β값을 제시했지만 이런 식의 무책임한 정치로는 절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그들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문 대표는 25일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폭침’이라고 공식 인정했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규탄하는 국회 결의안에 반대했던 야당의 전례에 비춰볼 때 의미 있는 변화다. 새정치연합이 이처럼 고정된 이념 틀을 과감하게 벗어던져야 외연도 넓어지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