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펼쳐질 남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삼성화재-OK저축은행의 경기는 쿠바산 거포 레오(삼성화재)와 시몬(OK저축은행)의 맞대결로 요약된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의 공격력에 절대 의존하는 소위 ‘몰빵배구’로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유례없는 7년 연속 우승을 일궜다. 레오 대항마로 OK저축은행이 야심차게 영입한 선수가 바로 시몬이다. 시몬은 2008∼2010년 쿠바 국가대표 미들 블로커로 활약한 세계적인 센터였다. 명성만 보자면 쿠바 청소년 대표 출신 레오보다 우위에 있는 선수다. 한국 무대에서 라이트 공격수로 변신한 시몬은 창단 2년차의 신생팀 OK저축은행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끌고,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전력을 꺾은 장본인이다.
레오는 정규리그에서 1282점을 거둬 역대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2012-2013시즌부터 3시즌 연속 득점 1위 기록도 세웠다. 시몬(1043득점)은 득점도 레오보다 적고 공격성공률(55.38%)도 레오(56.89%)보다 낮으나 쓰임새가 다양하다. 센터 출신이라 속공과 블로킹이 레오보다 우위여서 전위에서 다양한 공격옵션을 자랑한다. 다만 무릎이 좋지 않아 타점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그러나 위기 때 자신보다 어린 선수들을 형님처럼 다독거리며 팀 분위기를 이끄는 능력은 용병 가운데 최고다. 세계적인 스타라는 자부심에서 레오를 능가하는 시몬은 챔프전에서 설욕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다른 변수는 경험이다. 단기전에서는 경험이 승부를 좌우할 때가 많다. 삼성화재는 이 점에서 최고의 팀이다. 지난 10년간 8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경험이 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큰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 삼성화재 출신인 김세진 감독, 석진욱 수석코치만이 그런 경험을 가졌다. OK저축은행은 신생팀답게 패기는 왕성하나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것처럼 범실이 문제다. 정규리그에서 삼성화재는 범실(688개)이 가장 적었고 OK저축은행(904개)은 범실 1위였다. 범실도 승부의 키가 될 전망이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프로배구] 삼성화재 레오 vs OK저축은행 시몬
입력 2015-03-27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