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셔스는 아프리카 섬나라다. 마다가스카르에서 동쪽으로 약 900㎞ 떨어진 인도양 남서부에 있다. 제주도 크기에 130여만명이 산다. 프랑스에 이어 영국 지배를 받다 1968년 독립했다. 인도계가 가장 많고 공식어는 영어이나 프랑스어와 크레올어가 더 많이 쓰인다.
모리셔스는 우리에겐 낯선 나라다. 1971년 수교를 맺었으나 92년 대사관이 폐쇄된 후 우리 정부의 관심도 낮다. 10여년 전부터 한국 신혼부부들의 허니문 명소로 각광받으면서 점차 알려졌다. 지난해 9월 SBS TV ‘정글의 법칙’에 모리셔스가 방영된 후 좀 더 가까워졌다.
얼마 전 모리셔스에 갔다. 바다는 온통 에메랄드빛이었고, 땅은 사탕수수밭으로 덮였다. 태울 듯한 햇볕은 적도 무역풍이 식혔다. 수도인 포트루이 주변의 큰 쇼핑센터에는 삼성, LG전자 제품이 있었고, 현대 및 기아자동차도 간혹 눈에 띄었다. 한글 간판을 단 가게도 한 곳 보였다. 교민 수는 2012년 11명에서 30명 정도로 늘었다. 이들은 염료, 관광, 식당업 등에 종사하고 있다.
모리셔스는 여느 아프리카 국가와 달리 금융과 관광업이 70%를 차지하는 선진국형 경제구조다. 세계경제자유지수와 국가별 부패인식지수가 각각 아프리카 1, 2위다. 2014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은 미화 9715달러로 아프리카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와 기업은 큰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국내 제조대기업 한국인 상주 직원은 삼성전자 소속 3명이 유일하다고 한다. 거리에서 만난 동양인은 중국인 또는 중국계 일색이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에 따라 중국 동남해안과 인도양, 아프리카를 잇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현장을 보는 듯했다. 14년 전 한국인 부부로는 최초로 이곳에 정착한 빌과 지니씨는 “최근 모리셔스 금융과 부동산에 유럽과 중국 돈이 몰려오고 있다”며 “한국의 자본과 능력이면 얼마든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진영 논설위원 jyjung@kmib.co.kr
[한마당-정진영] 모리셔스
입력 2015-03-27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