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두려워하는 마음

입력 2015-03-27 02:33

성공한 기업인이 있습니다. 그는 정치인에게 승용차를 선물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정치인이 선물을 받지 않으려고 합니다. 승용차는 뇌물이니 받을 수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기업인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고민 끝에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 승용차를 돈을 내고 사십시오. 승용차 값으로 10만원만 주세요.” 정치인은 그제야 웃음을 지으며 “두둑하게 두 대 값을 드리겠다”며 20만원을 건넵니다. 정치인은 이런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길 바라지 않을 겁니다. 정치인은 민의(民意), 곧 유권자를 두려워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습니까.

신앙생활에 있어 두려움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두려움은 나쁜 것도 아니지만 좋은 것도 아닙니다. 화상을 입히기도 하지만 요리나 난방에 꼭 필요한 뜨거운 물처럼 두려움은 꼭 필요합니다.

성경에는 “두려워하지 말라”(신 3:22)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두려워하라”(마 10:28)는 구절도 있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말씀에 더 비중을 두고 삶을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신앙생활을 할 때는 두려해야 할 것은 두려워하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은 두려워하지 않아야 합니다. 만약 이를 반대로 실천하면 신앙은 바르게 성장할 수 없습니다.

성경에서 두려움은 악인이 갖지 못한 의인의 특징입니다. 악인은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정말 담대합니다. 악인은 무엇도 무섭지 않은 만큼 불의만을 고집하다가 불행을 자초합니다. 두려움 없이 날뛰다가 결국 삶의 멸망을 경험하는 게 악인의 운명입니다. 하지만 성경 속 의인의 모습은 다릅니다. 다니엘은 굶주린 사자들 앞에 서서 매우 대담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가 그 자리에 설 수밖에 없었던 것은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했던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두려움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이를 두려워하라.”

두려워한다는 것은 존경과 신뢰를 바탕으로 무언가를 존경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크리스천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모세가 일꾼을 세우는 중요한 조건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는 진실하며 공의롭게 판단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두려워해야 진정한 하나님 나라의 질서가 세워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교회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고. 이는 곧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주의 종들이 말씀을 전해도 신자들은 하나님을, 하나님의 말씀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한국교회와 교인들은 두려워하는 마음을 되찾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종이 많아져야 교회가 바로 세워질 수 있습니다. 교회의 권세와 능력이 회복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신자가 많이 생기면 우리 사회 전체가 새로워지고 밝아질 것입니다.

정기승 목사(기감 중부연회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