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가 막을 올린다. 정부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한국 기업의 중남미 시장 진출이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기업들에 중남미 기업인, 고위 관료 등과 네트워크를 만들고 실질적으로 사업 수주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IDB 연차총회가 26∼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고 25일 밝혔다. 48개 회원국의 재무장관과 고위 관료, 국제기구 대표, 기업인, 언론인 등 3000여명이 참석해 민간 지원조직 개편 등 중남미 지역 개발 의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IDB 연차총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중남미 지역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1959년 설립된 IDB는 중남미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지역개발금융기구다. 한국은 2005년 47번째 회원국으로 IDB에 가입했다. IDB 회원국이 되면서 IDB 발주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등 중남미 시장 진출의 토대를 마련됐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은 9건의 IDB 관련 프로젝트를 총 7억5692만 달러에 수주했고, 한·중남미 교역 규모는 IDB 가입 당시 220억에서 지난해 542억 달러로 배 넘게 증가했다.
정부는 한국이 처음으로 개최국 자격을 얻은 만큼 이번 총회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의 중남미 진출이 획기적으로 증가하길 바라고 있다. 최희남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IDB 총회를 계기로 국내에 중남미 붐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국과 중남미 기업인들이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마련했다. 총회에 회원국 장·차관 등 핵심 정책 결정자도 다수 참석할 예정인데, 정부는 국내 기업인이 희망할 경우 이들과 면담 기회를 주선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과 중남미 기업 간 일대일 상담회도 열릴 예정이다. 149개 중남미 기업과 현대건설, LG CNS 등 300여 국내 기업이 참가 등록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사업 수주나 계약 체결이 이뤄질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중남미 기업인 등을 대상으로 울산 자동차 공장, 조선소 공장 등을 탐방할 기회를 제공해 한국 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계획도 있다.
정부가 이번 연차총회에 공을 들이는 것은 중남미가 신흥시장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중남미는 자원의 보고다. 전 세계 광물자원의 20% 이상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특히 리튬과 구리의 경우 전 세계 생산량의 44%, 42%를 이 지역에서 생산한다. 중남미 인구는 6억명이고, 합계 국내총생산(GDP)은 6조 달러에 달하는 등 풍부한 구매력도 장점이다. 또 브라질의 2016년 올림픽 개최, 멕시코의 국가인프라 개발계획 등 대형 국책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인프라 개발 수요도 높다.
기재부 관계자는 “연차총회 개최국으로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IDB 의장직을 1년 동안 맡는 등 총회를 계기로 한국 기업의 중남미 진출이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윤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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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중남미 진출 길닦기… ‘코리아 세일’
입력 2015-03-26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