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의 인기가 출시 이틀째에도 이어져 3월분이 진작 동나고 4월분도 곧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안심전환대출을 은행권에서 제2금융권으로 확대해달라는 요구가 나와 금융 당국이 고민 중이다.
금융위원회 집계 결과 안심전환대출은 출시 첫날인 24일 4조9139억원이 소진돼 이달 배정액(5조원)이 거의 동났고, 다음 달 배정액이 조기 투입돼 25일 오후 6시까지 누적 8조1064억원의 대출 승인이 이뤄졌다. 4월 물량마저도 26일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첫날보다는 열기가 약간 진정된 모습이었지만 시중은행 영업점 대출 창구에는 신청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도가 조기 소진되면 물량을 늘리겠다는 당국의 발표에 사람들이 다소 여유를 갖게 된 것 같다”며 “인기는 이어지겠지만 전날처럼 북새통을 이루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은 기존의 변동금리 또는 이자만 내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이면서 원금을 나눠 갚는 대출로 전환하는 상품으로, 파격적인 금리(연 2.5∼2.6%대)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금융위 권대영 금융정책과장은 “일찍 소진될까 염려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월 한도(5조원)에 구애받지 않고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연간 한도 20조원이 예상보다 빨리 소진되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40조원으로 증액할 방침이다. 하지만 추가 출시는 하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금융위는 수요 분석과 부처 간 협의 절차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반기 중 추가 출시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안심전환대출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곧바로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 사람만 지원을 받고 있다”며 금융 부담이 큰 서민층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안심전환대출의 지원 대상을 제2금융권(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사 등)으로 확대하고 지원 한도도 늘릴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권대영 과장은 “제2금융권에서 기존 대출자들도 안심전환대출을 받게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상호금융권과 회의를 하고 있다”며 “아직 정해진 것은 없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자가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려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재산정해야 하는데, 집값이 많이 떨어진 지역에선 새로 적용한 LTV 70%를 초과하는 대출을 먼저 상환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초과분을 상환하고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수도 있지만, 원금 상환이 어려운 경우에는 주택금융공사의 ‘채무조정 적격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금융 당국은 2013년 5월에 내놓은 채무조정 적격대출을 안심전환대출 출시에 맞춰 지난달 보완했다. 이 상품으로 갈아타면 기존 대출의 LTV가 인정되고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된다. 다만 대출금리가 10년 만기 3.01%, 30년 만기 3.96%로 안심전환대출보다 높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안심전환대출 이틀 만에 3∼4월분 ‘바닥’…‘갈아타기’ 8조1064억 소진
입력 2015-03-26 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