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9월 3일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및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 행사에 유럽 각국 정상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까지 초청하면서 각국이 고민에 빠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이처럼 성대한 열병식을 거행하면서 패전국인 일본까지 초청한 것은 다분히 일본의 심기를 건드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유럽 정상들로서는 중국의 초청을 받아들일 경우 중국 편을 드는 것처럼 보여 일본의 눈치를 봐야 하고, 중국의 군사력 과시에 들러리를 서주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까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만 열병식 참석 의사를 공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5일 아베 총리의 초청 소식을 언급하며 지난 18일 중·일 외교장관급 회담에 동석했던 청융화 주일 중국대사가 초청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은 자국이 중국의 불투명한 국방비 지출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군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초청을 거절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일본이 중국의 국방비 증액에 뒤질 수 없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총리관저에서 자민당 간부와 만나 “중국은 생각한 것보다 군비확장이 더 진전되고 있으며 일본도 지지 않는 형태로 필요한 예산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유럽, 中 항일전승 70주년 갈까? 말까?… 정상들 中·日 사이 눈치보기
입력 2015-03-26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