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토종 SW기업 티맥스·한컴 “글로벌 공룡들 한판 붙자”

입력 2015-03-26 02:35

국내 중견 소프트웨어(SW)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외국 소프트웨어 기업의 독점이 점차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당히 기술력을 앞세워 대항마로 자리 잡겠다는 목표다.

기업용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티맥스소프트는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라클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티맥스소프트는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 ‘티베로 6’를 공개했다. DBMS는 서버에 보관된 방대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다. 기업이나 관공서의 각종 정보가 온라인화되면서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내 시장의 60% 이상을 미국 기업인 오라클이 점령하고 있다. DBMS는 작은 문제라도 발생하면 기업 입장에선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다. 일단 한번 사용하면 쉽게 바꿀 수 없는 이유다. 이렇다보니 오라클에서 쉽게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특정 업체에 종속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반오라클 정서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인수(사진) 티맥스소프트 사장은 “공공과 금융 분야에 입찰할 때 요즘 오라클이 가격을 내리고 있다. 티베로와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티베로는 처음부터 오라클을 겨냥해 만든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티맥스소프트는 2002년 ‘티베로 1’을 출시한 이후 꾸준히 DBMS를 만들면서 국산 소프트웨어 기업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지금까지 1100여개 기업에 티베로를 설치했다. 다른 기업 제품에서 전환한 경우도 160건인데 이 중 127건이 오라클에서 티베로로 옮겼다. 장 사장은 “해외시장 공략도 가속화해 현재 7개인 지사를 30개까지 늘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서작성 프로그램 ‘아래아한글’로 잘 알려진 한글과컴퓨터는 클라우드 서비스 ‘넷피스’를 이달 말 출시한다. 한컴오피스에서 작성한 문서, 프레젠테이션 자료 등을 넷피스에 올려놓고 어느 곳에서나 작업할 수 있다. 사진 관리 프로그램인 이지포토와도 연동해 사진을 올리거나 내려받을 수도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설치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웹오피스 프로그램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한글과컴퓨터의 클라우드 사업 도전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비슷한 서비스로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뛰어드는 도전이라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점유율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인 구글 드라이브와 지메일, 구글 문서, 사진 등 다양한 기능을 스마트폰에 연동시켜 놨다. MS는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오피스 프로그램을 클라우드 서비스 원드라이브에 연동시키고 있다. 문서 작업을 많이 하는 기업은 MS 오피스를 많이 사용하고 있고,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이라 한글과컴퓨터가 어떤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