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영국에서 모유의 상업적 거래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모유 유통과정에서의 위생 문제로 자칫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디펜던트는 24일(현지시간) 런던의대 보고서를 인용해 주요 선진국에서 모유 먹기 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초 젖이 나오지 않는 산모가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기 위해 다른 여성의 모유를 사먹였지만 요즘은 “모유가 몸에 좋다”는 이유로 어른들까지 즐기고 있다.
특히 보디빌더들이 모유가 근력 유지에 좋다면서 자주 사먹고 있다. 여성들 역시 모유가 ‘슈퍼푸드’라며 다이어트 운동을 할 때 모유를 즐기고 있다. 암 환자들도 모유가 항암치료에 좋다면서 구해 먹고 있다. 일부 어른은 ‘아이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변태적 취향으로 모유를 섭취하고 있다.
수요가 증가하면서 미국의 한 모유 거래 사이트는 한 달에 800명 이상씩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모유는 통상 한 모금 분량인 30㎖에 4달러(4400원) 정도로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일부 여성은 자신은 채식주의자라고 속이거나 유기농 식품만 먹었다면서 ‘프리미엄 모유’임을 강조하기도 한다. 또 보디빌더들에게 모유를 잘 팔기 위해 “우리 아이는 내 젖을 먹고 우량아 중에 우량아로 자라났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유 판매자 중 간염이 있거나 에이즈 환자, 마약 복용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무엇보다 모유를 유통·해동시키는 과정에서 다양한 박테리아가 생겨 자칫 태아들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모유가 어른 건강에 좋다는 근거도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모유가 건강기능식품?
입력 2015-03-26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