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를 졸업한 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양일석(38)씨는 지난해 3월 ‘대한상의 명장아카데미’ 안연환 전기명장과정에 입학하며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양씨는 전기기계, 기구선정, 설비계획, 에너지 절약기술 등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을 갖춘 안 명장에게 기술을 전수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전기 분야에서 탄탄하다고 소문난 지원ENG에 취업했다.
대학을 중퇴하고 비정규직 생활을 하던 이철우(26)씨는 2013년 3월 명장아카데미에 입학해 국내 사출금형 분야에서 독보적인 원용기 명장과 프레스금형의 이대근 명장 지도를 받았다. 이씨는 이후 1년 만에 기계가공조립 산업기사를 비롯한 4개의 산업기사 자격을 따냈다. 지난해 12월에는 금형 시스템제조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유도실업 금형설계 파트에 입사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인력개발원이 운영하는 명장아카데미가 절망에 빠진 우리 시대 ‘미생’들을 ‘완생’의 길로 안내하고 있다. 명장아카데미는 대한민국 기술명장의 직무노하우를 계승·발전시켜 미래 산업 기술현장을 이끌어갈 우수 기술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숙련기술장려법에 따라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자로 선정된 명장들이 직접 나서 훈련프로그램을 개발·교육하는 ‘명장이 명장을 키우는 교육’으로 이름이 높다. 자동차 정비 명인 박병일 명장을 비롯해 2013년 우수숙련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무선통신 명인 함영만 명장 등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최고 기술자들이 모였다. 대한상의 인력개발원은 “국내 명장 타이틀은 1986년부터 25년 동안 총 520명만 선정됐다”며 “명장들을 통해 어느 기관에서도 접하지 못했던 현장 특화형 고급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명장아카데미 프로그램은 만 15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서류심사 후 면접을 거쳐 선발한다. 또 전문 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단계별로 명장 기본과정을 이수하고, 인증수여자는 명장아카데미 전문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2013년 본격 운영에 들어가 지금까지 인천인력개발원과 광주인력개발원에서 250여명의 예비명장을 육성했다. 교육비와 기숙사비는 전액 무료다.
철저한 현장 맞춤형 교육을 바탕으로 명장아카데미의 졸업생 취업률과 자격취득률은 100%에 육박한다. 2014년 기준 149명이 입학해 중도포기자를 제외한 대부분이 취업했고, 졸업생의 91%가 전문자격증을 취득했다. 특히 입학생의 80% 이상은 30세 미만의 청년으로 구성돼 있어 청년실업 감소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기획] 대한상의 ‘명장아카데미’ 가보니… 절망의 미생들 ‘명장’에 도전하다
입력 2015-03-26 02:42 수정 2016-08-16 17:56